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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환영받지 못하는 공공기관..
사회

환영받지 못하는 공공기관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3/09/03 08:42 수정 2013.09.03 08:42
119안전센터ㆍ파출소 “내 집 앞은 못 들어와”

치안과 소방 수요는 급증하는데 청사는 외면



“밤에 출동한다고 119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집 앞을 지나면 한숨도 못자!”
“새벽에 술 취한 사람들이 파출소에서 행패 부리면 온 동네가 시끄럽지 않겠나?”

시민안전을 책임지는 공공기관들이 시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파출소, 119안전센터가 내 집 앞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반대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 인구 30만을 바라보는 양산지역의 치안과 소방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정작 이들 기관 청사가 들어설 자리는 없어 지역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양산시와 양산소방서에 따르면 현재 북부동 소재 중앙119안전센터의 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사가 협소하고 노후화된 것은 물론 좁은 진출입로로 긴급 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부지를 물색하던 중 신기동 428-14번지 일원에 국유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기돼 부지는 양산시가 매입해 무상임대하고 건축은 양산소방서 예산으로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신기2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119안전센터가 들어오면 대형소방차가 밤낮으로 출동할 때마다 사이렌 소음이 발생하고, 가뜩이나 협소한 진입도로에 교통불편이 가중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몇 해 전부터 이 자리에 경로당이나 주민편익시설을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양산시로부터 거절당했다”며 “그런데 주민들 의사와는 무관하게 119안전센터가 들어온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항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양산시와 양산소방서는 난처한 입장을 표했다.

이들 기관은 “2007년께 웅상지역에 119안전센터 추가 신설 때도 주민들 반대로 곤욕을 치렀는데, 센터를 지을 때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니 당혹스럽다”며 “긴급재난을 책임지는 소방서는 지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기관으로 주민들과 밀착될수록 안전이 보장된다”며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비단 119안전센터뿐만 아니다. 몇 해 전 개소한 양주파출소 역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양산신도시 내 파출소 신축 계획이 알려지자 아파트 주민들은 야간 음주소란자나 순찰차 사이렌 소리 등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혔다.

경찰서 관계자는 “치안과 소방 수요는 다른 행정업무와는 달리 예상이 불가능하다. 오랫동안 평안상태를 유지하다가도 한 번의 강력 사건 발생으로 그 지역사회가 엉망으로 변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며 “이 때문에 치안을 맡고 있는 경찰서와 긴급 재난을 책임지는 소방서가 주민밀착이 돼야 한다. 당장의 피해로 반대하는 주민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넓은 혜안으로 공공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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