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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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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캔자스 여자 성경 전문학교를 졸업한 루비 켄드릭은 1907년 텍사스 엡윗 청년회의 후원으로 조선 땅을 밟았다. 그러나 선교를 위해 한국어를 배우던 중 급성맹장염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지만 젊은 나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녀는 죽어 가는 순간에도 앞으로 텍사스 청년이 10명, 20명, 50명씩 조선으로 오게 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리고 그녀의 유언은 20명의 엡윗 청년회 회원이 선교사로 결단하는 동기가 됐다. 다음은 그녀가 부모에게 마지막으로 쓴 편지 내용 가운데 일부다.
“조선 땅에 오기 전, 집 뜰에 심었던 꽃이 활짝 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루 종일 집 생각만 했습니다. 이곳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선한 마음과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보아 아마 몇 십 년이 지나면 이곳은 주님의 사랑이 넘치는 곳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탄압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저께는 주님을 영접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서너 명이 끌려가 순교했고, 토마스 선교사와 제임스 선교사도 순교했습니다. 본부에서는 철수하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선교사는 그들이 전도한 조선인과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밤은 유난히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외국인을 죽이고 기독교를 증오한다는 소문 때문에 부두에서 저를 끝까지 말리셨던 어머니의 얼굴이 자꾸 제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아버지, 어머니! 어쩌면 이 편지가 마지막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오기 전 뒤뜰에 심었던 한 알의 씨앗으로 이제 내년이면 온 동네가 꽃으로 가득 하겠죠? 그리고 또 다른 씨앗을 만들겠죠? 저는 이곳에 작은 씨앗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씨앗이 돼 이 땅에 묻히게 됐을 때, 조선 땅에는 많은 꽃이 피고 그들도 여러 나라에서 씨앗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 땅에 저의 심장을 묻겠습니다. 이것은 조선에 대한 제 열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가지는 조선에 대한 열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처럼 130년의 짧은 기간에 일어난 기독교의 경이로운 성장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조선을 위해 “저는 이 땅에 저의 심장을 묻겠습니다”는 갸륵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