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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호 시인, 수필가, 사진작가 2010 가오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 회원 시집 <혼자 밥상을 받는 것은 슬픈 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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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덩치 큰 외압에 굽실거리진 않을는지
정의로운 펜이 될 수 있을는지
갓 태어난 언론이 가야할 길은
모질고 험난하다는 걸 우린 잘 알기에
말발이 센 신문으로 자라길 기도했었다
큰 바위와 가시밭길에 넘어지면서도
때론 갈채를 보내는 박수에 힘을 내며
10년 지령(紙齡)을 쌓고 쌓으며
꿋꿋하게 잘 자라주어 정말 고맙다
이제 지난 십 년을 돌아 봐야 할 때다
혹여 조금 컸다는 오만함에
세상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달콤한 향기에 코를 벌름거리며
양지쪽만 기웃거리지는 않았는지
분별없이 휘두른 너의 펜에
상처받아 눈물 흘린 이웃은 없었는지
축축하고 어두운 골목에서
손 내미는 눈길을 외면한 적 없었는지
상식보다 힘을 믿는 사람들에게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는지
펜은 항상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정의로운 일에 심장이 뛰어야 한다
권력에 빌붙어 아부하는 펜은
머지않아 녹슬어 부러져버린다
빈부의 골바람은 깊어지고
이기주의와 이념의 반목으로 분열된 이 땅
사람들은 말로 병들고 말로 낫는다
냉정한 비판과 견제로 썩은 뿌리를 잘라내고
양산시민 모두가 행복하도록
균형 잡힌 길을 시민신문이 내야한다
백년 후에도 당당한 언론이 돼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