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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시] 빨간 장난
오피니언

[초대시] 빨간 장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10/22 12:02 수정 2013.10.22 12:02



 
↑↑ 김연득
삽량문학회 회원
 
빨간 장날


비닐 바람막이 난전

노릇노릇 소리내며 익어가는 파전

밥알이 동동 뜬 맑은 동동주

별로 바쁠 것 같지 않은

손님의 발길을 잡는다

동그란 비닐의자에

펑퍼짐이 눌러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사이

눈은 절로

옆자리 장바구니를 슬쩍 훔친다

아! 이이는 냉이를 좋아 하는구나

오늘 저녁 냉잇국을 끓이겠지

아! 저이는 고등어를 좋아 하는구나

저녁 찬은 고등어 찌개겠지

낯설은 사람들과도 낯설지 않게

옆 자리에 앉은 것만도 인연이라며

주거니 받거니

아낌없이 기울이는 술잔

술 넘기는 소리

개울물 노랫소리 닮았다

불그레한 낯빛들이 자꾸 엉덩이를 누른다

서산을 기웃거리는 해도

소변이 마려운 표정을 짓고도

발길은 떨어지지 않는지

함께 머뭇거리며

치맛자락을 길게 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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