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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소금] 언어폭력을 자제해야 한다..
오피니언

[빛과소금] 언어폭력을 자제해야 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10/22 12:12 수정 2013.10.22 12:12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어느 날 가위와 톱과 혀가 서로 입씨름을 벌였다. 먼저 가위가 입을 열었다. “나는 어떤 천이라도 내 이빨로 끊어 낼 수 있어. 조금도 흠을 내지 않고서 말이야!” 이번에는 톱이 말했다. “내 이빨은 장작을 썰 수 있고, 옹이 투성이 나무토막도 깨끗하게 베어낼 수 있단 말이다” 그러자 혀가 아니꼽다는 표정으로 빈정거리듯 말했다. “너희들이 아무리 그래도 나하고는 비길 수 없을 걸, 남의 명예나 평판을 단번에 반으로 가를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거든…. 친구들 사이에 끼어들어 둘의 우정을 갈라놓고, 아침부터 밤까지 인간과 가정 일에 파고 들어가서 일하고 있지, 닳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면서 항상 이빨로 짓씹고 있단 말이야!” 가위와 톱은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명심보감 언어 편에 “口是傷人斧요 言是割舌刀니 閉口深藏舌이면 安身處處牢니라(구시상인부요 언시할설도니 폐구심장설이면 안신처처뢰니라)”는 말이 있다. 즉 “입 이것은 남을 상하게 하는 도끼이고, 말 이것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안전하고 곳곳마다 굳으니라”라고 했다.

무슨 모임이나 회의석상 그리고 국정감사장의 언어의 난무함과 폭력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어지러울 때가 많다. 특히 지도자들의 막말,무책임한 말, 거짓말, 추한 말, 살벌한 말 때문에 상처받고 신음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언어의 폭력을 자제해야 한다. 이해인 시인의 ‘말을 위한 기도’가 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 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 … /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 있는 말을 갈고 닦게 하소서 / … /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 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아멘’

말은 씨와 같아서 수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앗이 열매를 맺어 우리 앞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 저주의 말은 저주의 열매를 낳고, 축복의 말은 축복을 낳게 된다. 오늘도 막말, 무책임한 말, 거짓말, 추한 말, 살벌한 말을 삼가고 축복의 말, 칭찬의 말, 격려와 용기를 주는 말의 씨앗을 뿌리며 살아가자. 공자님은 “평생 선(善)을 행(行)해도 한마디 말의 잘못으로 이를 깨뜨린다”고 했다. 언어폭력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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