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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답니다..
오피니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답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10/29 11:35 수정 2013.10.29 11:35




↑↑ 노옥숙
양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지원팀장
현대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이성교제는 매우 보편화된 현상이며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이성교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상당하다. 특히 청소년 이성교제의 경우 대면상담에서보다 사이버상담에서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호소하는 비율이 아주 높다. 이는 이성교제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과 걱정으로 인해 표현되고 나누기 어려운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Q.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부모입니다. 5학년 때 같은 반 남자친구랑 6학년 올라와서도 잘 지낸다고 하더니 얼마 전에 헤어졌다고 합니다. 초등학생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우울해하고 예민하게 굽니다.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있기가 답답합니다.


A.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힘들어하는 딸아이가 걱정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초등학생 자녀의 이성교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운 마음이 느껴집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한국 청소년들의 처음 이성교제 시작 시기에 대해 초등학교 시기가 39.5%, 중학교 시기가 49.6%로 나타났습니다.(백욱현, 2011) 잘 아시겠지만 청소년기의 이성교제는 발달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청소년의 심리ㆍ사회적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달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발생되고 갈등을 경험하게 되는 것 또한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입니다.

이성교제의 경험에서 강렬한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하는 것은 바로 헤어짐인데, 청소년 시절의 이성 교제는 자주 시작되고 끝나지만 모든 청소년들이 이러한 상실감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헤어짐은 청소년 우울의 가장 큰 예측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난 6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 실시한 청소년 이성교제 질적분석 결과발표에 따르면 청소년은 이별에 따른 후유증을 앓았으며 이를 떨쳐버리기 위한 대처노력을 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청소년이 보고한 반응들을 살펴보면 감정적으로 계속 생각나는 인지적 반응, 혼자 울거나 하루 종일 누워있는 등의 행동적 반응, 잠을 잘 못자거나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신체적 반응 등 전형적 상실에 따른 인지, 정서, 행동기능의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를 비롯한 사회분위기는 청소년이 학업이나 진로와 관계없는 일에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청소년의 사랑을 피상적이고 표면적인 것으로 지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성친구와 헤어진 후 정서적 고통 등 전형적 애도반응과 기능 손상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적절한 지지와 위로가 조성되기보다, 헤어짐에 대해 놀리거나 낙인을 찍는 등의 부적절한 대응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따라서 청소년이 이성교제를 하는 동안에, 그리고 무엇보다 이성교제가 끝난 후에 그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정서적인 지지가 필요하며 이들의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간과할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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