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작품 내고, 시상식 행사 참여하는 게 봉사활동?’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이하 양산문인협회)에서 백일장 등 행사를 진행하면서 참여독려를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봉사시간을 남발해 비난이 일고 있다. 더욱이 특정 학교 학생들에게만 봉사시간을 부여해 특혜 논란도 제기됐다.
양산문인협회는 올해 양산시 예산지원사업으로 ‘충렬공 박제상 추모 전국백일장’과 ‘삼장수 전국 단편소설 공모’ 대회를 열었다. 두 대회 모두 양산의 문화ㆍ역사적 인물의 정신을 기리는 의미를 가진 전국 규모의 대회였다.
하지만 양산지역 한 재단 학교 학생들의 작품이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전국 대회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더욱이 ‘충렬공 박제상 추모 전국백일장’에서는 고등부 수상자 20명 가운데 16명이 해당 학교 학생들이었다.
문제는 행사를 주관한 양산문인협회 회장이 바로 이 학교 교사라는 것이다.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대회에 작품을 출품하거나 시상식 행사에 참여하면 봉사시간을 주기로 해 대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일부 내용은 학교 방송실에서 직접 안내방송이 나오기까지 했다고.
지난달 31일 열린 ‘삼장수 전국 단편소설 공모’ 대회 시상식에 참가한 한 학생은 “글짓기에 자신이 없어 백일장이나 소설대회에 작품을 내지는 않았지만 시상식에 오면 봉사시간 5시간을 준다는 말에 친구와 함께 참여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상식에는 이 학교 학생들이 과반수 이상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백일장 대회에 참여했던 다른 학교 교사는 “우리 학교 학생 다수가 대회에 참여했지만 봉사시간을 준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라며 “어떻게 대회에 참여했다고 봉사시간을 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고, 게다가 특정 학교 학생들만 받았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산문인협회 회장이자 이 학교 교사인 김아무개 씨는 “지역사회 문화ㆍ예술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봉사활동 범위에 들어가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봉사시간을 준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양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봉사활동 시간 인정 기준을 살펴보면 지역사회 문화ㆍ예술ㆍ체육행사 지원이 포함돼 있지만, 안내나 주변 정리 등 실질적 봉사가 아닌 단순참여는 불인정된다”며 “더욱이 글짓기 대회에 작품을 출품한다고 해서 봉사시간을 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문제로 정확히 진상파악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