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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호 시인, 수필가 양산문인협회 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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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언어에는 체제를 강화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사회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주민을 선동하려고 만들어진 말도 많이 있지만 무분별한 외래어를 배격하고 우리말을 발전시킨 점은 우리가 배워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북한이 전혀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의 외래어를 보면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발음이 러시아식 영어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그룹을 ‘그루빠’라 하든가 트랙터를 ‘뜨락또루’라고 하는 것처럼.
자 그럼 이제부터 지난시간에 이어서 북한어와 우리말을 비교하며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말의 간섭하다를 ‘간참하다’라고 하며 수간호사를 ‘간호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째려보다는 ‘갈겨보다’이며 돌연변이는 ‘갑작변이’이고 돌연사는 ‘갑작죽음’이라고 합니다. 이는 한문을 우리말로 풀어서 사용하는 것이지요.
가격이 싸다 라는 말은 ‘가격이 눅다’이며 우리가 쓰는 강변 혹은 둔치라는 말은 북한에서는 ‘강반’이라 하며 스프링클러는 ‘강우기’라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의 학과장을 북한에서는 ‘강좌장’이라 하며 매우 경사가 가파르다라는 말은 ‘강파르다’고 합니다.
또 우리가 사용하는 개고기라는 말은 북한에서는 ‘비위가 좋은 사람’을 뜻하며 식용 개고기는 ‘단고기’라고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사생활이라는 단어는 ‘개체생활’이라하고 횡단보도는 ‘건늠길’이며 우리가 머리를 감고 말리는 헤어드라이기는 한자어의 뜻 그대로 ‘건발기’라고 합니다.
또 의욕이 아주 강하거나 욕심이 많은 것을 ‘걸탐스럽다’고 하며 지저분하거나 너저분한 것은 ‘게잘싸하다’라고 하며 게으른 것은 ‘게틀레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생소한 말들이 많지만 될 수 있으면 우리 국어를 쓰려고 노력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펜싱은 ‘격검’이라 하고 햄버거는 ‘고기겹빵’이라 하며 어묵은 ‘고기떡’이라 하며 소시지는 ‘고기순대’입니다. 한의사는 ‘고려의사’이고 옛날 옛적 또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라는 말은 ‘고망년’이라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앰프는 ‘고성기’라 하고 고봉밥이나 머슴밥이라 하는 밥그릇에 수북한 밥을 ‘곡상밥’이라 합니다.
여름에 많이 먹는 쥬스는 ‘단물’이라 하고 도시락은 ‘곽밥’이라 합니다. 아마 상자를 뜻하는 곽에 든 밥이라는 그런 것 같습니다. 유치원선생은 ‘교양원’이라 하며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은 모두 ‘교원’이라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처음 들어보는 북한의 언어들 재미있지요. 낯설고 어색하겠지만 그 뜻을 이해하면 그들의 한글 사랑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