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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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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저는 평생 딜레마에 빠져 있다. 혼자 지내는 것이 외로워 다른 호저에게 다가가면 다른 호저의 가시털이 자신을 찌른다. 그래서 다시 혼자가 되고 또 외로워 다른 호저를 찾게 된다. 그러나 또 가시에 찔리고는 혼자가 된다. 호저는 평생 이것을 반복한다고 한다.
이런 호저의 모습이 꼭 우리의 모습 같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었는데 돌아오는 것은 상처뿐일 때가 있다. 그래서 이제 누구에게도 마음 문을 열지 않고 꽁꽁 닫고 살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혼자 지내다보면 너무 외롭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열면 또 상처를 받는다. 이런 경험은 우리에게 대인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남긴다. 특히 어린 시절 받은 상처는 오래 간다.
이스라엘 역사박물관에는 여섯 개의 촛불이 켜져 있고, 그 옆에는 비누 세 개가 놓여 있다. 여섯 개의 촛불은 히틀러에게 희생당한 600만 명의 유대인을 의미한다. 세 개의 비누는 가스실에서 죽은 유대인들의 몸에서 뽑아낸 지방으로 만든 비누다. 그 촛불과 비누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악랄한 독재자 히틀러를 저주한다.
히틀러의 어린 시절, 이웃에 유대인이 살고 있었다. 히틀러는 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매를 맞고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유대인 지주의 사생아였다. 히틀러는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분노가 억압된 채 성장한 것이다. 인간성을 파괴하는 주요 원인인 공격적 행동은 어린 시절의 폭력과 학대와 해결되지 않는 슬픔의 결과물이다. 미움 받고 자란 아이가 남을 미워하고, 사랑 받고 자란 아이가 남을 사랑한다. 수입 없는 지출은 없는 것이다.
어느 젊은이가 작은 실수를 저질러 마을 사람의 비난을 받게 됐다. 그 실수에 대한 소문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마을 사람은 몰려가 그에게 돌멩이를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마음을 굳게 먹고 잘 견뎌내고 있었다. 언젠가는 자신의 작은 실수를 용서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그 실수를 만회할 때도 오리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 가운데 그가 존경하고 믿었던 스승이 그의 앞으로 지나가게 됐다.
그 스승은 마을 사람의 눈을 의식해 자신도 뭔가 젊은이에게 던져야겠다는 생각에서 옆에 피어있던 장미꽃 한 송이를 꺾어 그에게 던졌다. 그러자 무수히 쏟아지는 돌멩이에도 잘 견뎌낸 그는 그 장미꽃 한 송이에 맞자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객관적으로 볼 때 장미꽃은 거의 충격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장미꽃 한 송이에 쓰러졌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바로 그것이다. 가장 깊은 상처는 믿고 사랑했던 사람이 주는 상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