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1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들이 얼마 전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합니다. 자신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재미도 없을뿐더러 무의미하다고 하네요. 이제 1학년이고 아직 학교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아들은 검정고시를 응시하겠다고 하니 혹시라도 아이에게 불이익이 생길까봐 걱정이 됩니다. ↑↑ 이윤영
양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지원팀ⓒ
A. 고등학교를 무난히 졸업했으면 하는데 자녀가 학교를 그만둔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학교 생활이 무의미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하니, 자녀가 의미 있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탐색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본인의 선택에 대한 이익과 불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결정에 대한 신중함을 논의하는 것이 자녀에게 더욱 설득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학업중단 청소년과 관련해 교육부가 공개한 2012년도 현황을 보면, 전국 학업중단 학생은 총 6만8천188명으로 재적학생 수 기준 학업중단율은 1.01%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이 증가하면서 자퇴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고등학생의 경우 자퇴원 제출 후 2주 동안 자퇴 관련 상담을 받게 하는 학업중단 숙려제도를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의무적으로 시행이 될 예정입니다.
숙려제 상담은 학업중단 결정을 철회하는 것만 목표로 두지는 않습니다. 충동적이고 무분별한 학업중단을 예방하고, 학업중단 이후의 삶에 대한 계획과 선택에 대한 책임을 인지시킵니다. 또 학업중단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방치되지 않도록 전문적인 추수 관리를 해 계획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학생이 학교 복귀를 희망할 경우에는 그 적응력을 높이는 게 목적입니다.
하지만 일부 교사나 학생, 부모님은 학업중단 숙려제를 취지와 맞지 않게 자퇴처리를 위한 형식적인 행정절차로 생각하거나, 학업중단을 못하도록 하는 설득작업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청소년의 의사와 상관없이 숙려상담을 신청해 청소년이 그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상담 진행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숙려제 대상 청소년을 만나보면 그 요인이 개인적 요인, 가정환경, 학교환경, 외부요인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진로변경ㆍ전환을 위해서 학업중단을 결정하는 청소년도 늘어나고 있어 검정고시를 통한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친구도 있고, 미용사, 작곡가, 연주자, 연기자 등 자신이 희망하는 꿈에 집중하기 위해 학업중단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들은 정규 학교교육 외에 다른 대안을 찾아서 삶을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의식과 열정이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당차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점점 많은 청소년이 학업중단을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청소년이 학교 외에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다양하게 구축돼 있다면 학업 중단이 위기가 아닌 또 다른 선택의 문제가 될 수 도 있습니다.
결국 어느 누구도 대신해 주지 못하는 그 청소년의 몫입니다. 다수와 다른 결정을 하기까지 누구보다도 많은 고민과 힘든 과정이 있었을 것이고 환호하지 않는 길을 가겠다고 용기를 낸 것입니다. 다른 선택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족과 주변 사람이 청소년의 선택에 대해 존중하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