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라는 말이 있다. 건강은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라는 뜻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이 없고,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를 ‘건강’이라고 정의한다. 즉 ‘건강’을 통한 ‘행복’을 추구하는 도시가 바로 건강도시인데, ‘모든 사람이 사회적 혹은 경제적으로 생산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건강수준을 달성해주는 도시’를 건강도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양산시는 지난 8월 건강도시 선포식을 통해 건강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올해가 건강도시의 원년인 셈이다. 이에 본지는 건강도시의 개념과 방향을 설명하고, 여러 지역 사례를 통해 양산시가 추진하는 건강도시 사업의 나아갈 방향과 발전 방향을 살펴본다.  

1. 건강도시란 무엇인가?
2. 건강도시의 선두주자
3. 일상생활 속 건강도시
4. 떠오르는 건강도시 산업
5. 건강도시 양산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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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도시(Healthy City)’가 주목받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국내에서 본격화되기 시작한 ‘건강도시’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결코 새롭거나 낯선 것이 아니다. 다만 생활 속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던 도시발전의 여러 개념을 ‘인간다운 삶’ 혹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차원에서 하나로 묶은 것일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환경적 여건을 창의적이고,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가운데 개인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지역사회의 참여 주체들이 상호협력하면서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는 도시를 ‘건강도시’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건강도시는 도시의 건강과 환경을 개선해 도시 주민의 건강을 향상시키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의 창의성을 발휘해 ‘모든 이에게 건강을(Health for All)’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그 가치를 두고 있다.

건강도시의 특징은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분야의 포괄적인 협력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강력한 정치적 지원과 행정의 분야별 협력, 적극적인 시민 참여,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평가, 정보 공유, 대중매체의 참여, 인적 자원과 사회 개발의 연계를 비롯해 국가와 국제적 네트워크까지 포함한다.

이 말을 쉽게 풀어보자면 건강도시는 인간이 질병 없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등 삶을 위한 모든 활동을 위해 도로, 건물, 교통 등 도시의 물리적 환경과 교육, 협동, 문화 등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도시를 말한다. 이마저 어렵다면 한마디로 건강도시란 ‘우리가 아프지 않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모든 행위를 최우선으로 하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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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일상생활 속 어디에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직장인 김아무개 씨가 아침에 일어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퇴근 후에는 집 앞에 조성된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체육시설을 이용해 운동하고, 주말이면 공공자전거 무인 대여 시스템을 통해 양산천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가족과 함께 오토캠핑장에서 야영을 즐긴다.

김 씨가 사는 아파트는 금연 아파트로 지정돼 여러 금연 정책이 시행되고,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는 김 씨의 아들은 보건소가 운영하는 아토피 안심학교와 아토피 클리닉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 집에서는 탄소포인트제를 통해 전기나 수도, 도시가스 등 에너지를 절약해 아낀 만큼 돈을 되돌려 받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위해 친환경 대중교통을 도입하고, 공원과 체육시설을 확충하고, 산책로 조성과 수질 개선 등 하천을 정비한다. 또한 걷기대회 등 주민 참여 프로그램과 다양한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석면슬레이트 지붕 처리비용 지원 등 각종 지원 사업을 펼친다.   

이처럼 평소 별달리 인식하고 있지 않지만 일상생활과 관계된 모든 행위의 초점을 ‘건강’에 두는 도시가 바로 건강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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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등장한 ‘모든 이에게 건강을’

건강도시의 개념은 ‘모든 이에게 건강을(Health for All)’이라는 세계보건기구의 알마아타 선언(1977년)과 이후 1980년대 등장한 신 공중보건운동(new public health)의 시작을 기점으로 등장했다. 그 후 1986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제1차 국제건강증진위원회에서 오타와 헌장이 선언됐다.

건강도시 사업은 1986년 세계보건기구 유럽과 북미지역사무국에서 16개 나라 30개 도시에서 시작했으며, 서태평양지역은 1980년대 말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에서 시작했다.

1991년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도시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으로 건강도시 사업을 지목했으며, 현재에는 세계 지역별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교환과 경험공유, 상호 간 지지체계 확립, 새로운 전략개발, 결과와 아이디어 공유, 파트너쉽 형성 등을 위해 1천여 도시가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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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건강도시 선포… 건강이 최상위 시정 목표

우리나라의 건강도시연맹 가입은 2004년 처음 이뤄졌다. 양산시는 이보다 6년 뒤인 2010년 1월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건강도시연맹(AFHC)과 대한민국건강도시협회(KHCP)에 가입했으며, 이듬해인 2011년 11월 건강도시 기본조례 제정과 건강도시 양산 포럼을 개최하면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건강도시운영위원회 구성과 각종 시범사업을 통해 건강도시의 발판을 다져온 양산시는 올해 4월 보건소 산하에 건강도시 전담부서를 설치한 뒤 지난 8월 29일 건강도시 선포식과 포럼을 열고 본격적인 건강도시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지난 5월 발주했던 건강도시 양산 중ㆍ장기 발전계획 수립 학술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도시 양산’을 만들기 위한 단계적인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양산시는 건강을 시정의 최상위에 두고 건강도시 사업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건강도시의 조건

▣ 깨끗하고 안전하며, 질 높은 도시의 물리적 환경
▣ 안정되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
▣ 계층 간, 부문 간 강한 상호지원 체계와 착취하지 않은 지역사회
▣ 개개인의 삶, 건강 및 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한 시민의 높은 참여와 통제
▣ 모든 시민을 위한 기본적 요구(음식, 물, 주거, 소득, 안전, 직장) 등의 충족
▣ 시민 간 다양한 만남, 상호작용,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기회와 자원에 대한 접근성
▣ 다양하고 활기 넘치며, 혁신적인 도시 경제
▣ 역사, 문화, 생물학적 유산 혹은 지역사회 내 모임들과 개인과의 연계를 도모
▣ 모든 시민에 대한 적절한 공중보건과 치료서비스의 최적화
▣ 높은 수준의 건강과 낮은 수준의 질병발병
▣ ­­이상의 요건들이 서로 양립할 뿐만 아니라 더불어 이 요소들을 증진시키는 도시 행태

※ 이 취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