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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향교에서 배우는 고사성어] 촌철살인(寸鐵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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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에서 배우는 고사성어] 촌철살인(寸鐵殺人)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3/12/03 10:27 수정 2013.12.03 10:27
寸 마디 촌 鐵 쇠 철 殺 죽일 살 人 사람 인




한 치밖에 안 되는 칼로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문잔, 의논 등에서 많은 말을 쓰지 않고 간단한 한 마디 말과 글로써 상대방의 급소를 찔러 당황하게 만들거나 감동을 시키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출전 : 학림옥로(鶴林玉露)

이 책은 중국 남송의 학자 나대경(羅大經)이 자신을 찾아오는 손님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기록한 것으로 천(天), 지(地), 인(人)의 셋으로 나뉘어 있는 번체 18권의 책이다. 그 중 지(地)부의 제 7권 ‘살인수단(殺人手段)’이란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종고선사가 선(禪)에 대해서 말했다. “어떤 사람이 무기를 한 수레 가득 싣고 왔다고 해서 살인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오히려 한 치도 안 되는 칼만 있어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이는 선(禪)의 본바탕을 파악한 말로, 여기서의 ‘살인’이란 물론 무기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의 속된 생각을 없애고 깨달음에 이름을 의미한다. 번뇌를 없애고 정신을 집중하여 수양한 결과 나오는 아주 작은 것 하나가 사물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감동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단 한 마디 말로 죽음에서 건지기도 하고 죽게도 만드는 것이 ‘촌철살인’의 위력이다.

종고는 북송 임제종의 선승으로 대혜선사(大慧禪師)라 불렀다. 그가 여기서 말한 살인이란 사람의 마음 속에 점령하고 있는 속된 생각을 완전히 쫓아 없애는 것을 말한다. 그 속된 생각을 성급하게 없애려고 이런 저런 방법을 써보는 것은 모두 서투른 수작이다. 그는 오직 한가지만을 깊이 생각하다가 번쩍하며 깨치는 순간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고 말한 것이다.

현대에 와서 촌철살인은 언론의 힘을 표현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언론에서 사회현상을 지적하면서 간단한 문장으로 예리하게 풍자하거나 핵심을 찌르는 표현을 사용할 때 촌철살인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양산향교 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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