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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남 삽량문학회 회장 양산시인협회 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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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속 얼음바다를 헤엄쳐 나와
냄비에서 아프게 끓고 있다
얼어붙은 뼈의 침묵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다
활활 타오르는 불 위에서, 끓는 냄비 속에서
섣부른 말들이 한참 끓고 나서야
뼛속에 남은 몇 점의 말이 맑게 풀린다
내 속에도 오래, 가시로 남은 말이 있었으니
오늘 마음의 냄비에 넣고 푹 끓여
속 깊은 바다에게 소주 한 잔 권하고 싶다
그때부터 두부와 양념이 소통하기 시작한다
독하고 매운 말이 순해진다
뾰족한 뼈들이 둥글어지며 화해를 청하는 시간
수다스러운 바다의 침묵을 숟가락으로 떠먹으며
지상의 말들로 일히 소란스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