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 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가 사실상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양산시가 해마다 지원해 오던 운영비를 삭감키로 결정했기 때문에 8억여원을 들여 조성한 영어체험센터가 운영 4년 만에 무용지물이 되게 됐다.
거점 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는 영어체험공간을 조성해 영어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양산시가 지난 2009년 하북초, 양산초, 신명초 등 3개교에 8억여원을 들여 조성했다. 각 학교는 해당학교와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실생활 중심의 영어를 영어체험시설에서 원어민과 집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해 왔다. 여름ㆍ겨울방학 영어체험캠프도 매학기 진행했다. 이를 위해 양산시는 원어민 강사 2명, 내국인 강사 1명 등 3명에 대한 인건비와 운영비 등으로 학교당 1억3천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해 왔다.
하지만 양산시는 지난 10월 31일 각 학교에 공문을 통해 운영비 삭감을 통보했다. 원어민 강사 1명에 대한 인건비만 지원하고 여타 영어체험센터 운영비는 삭감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시는 “현재 양산지역 59개교 가운데 57개교에 원어민보조교사가 배치돼 있어 인근 학교들의 영어체험센터 활용이 저조해 사실상 영어체험센터가 거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때문에 앞으로는 형평성을 위해 여타 초등학교들과 같은 수준으로 원어민 교사 1명의 인건비만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통보에 해당 학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지금까지 거점 역할을 하기 위해 방과후학교와 영어캠프 등에 인근 학교를 참여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며 “만약 그 정도가 양산시가 바라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면 충분히 개선할 의지가 있는데, 아무런 의견수렴 없이 예산삭감을 한다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석자 시의원(민주, 비례)은 “영어체험센터는 2009년도에 운영됐지만, 원어민보조교사 배치는 2008년도부터 시작됐다. 애초에 두 가지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해 놓고 이제와 원어민보조교사 핑계로 8억원이나 들여 만든 영어체험센터를 폐지하려는 것 아니냐”며 “학교별로 정확히 운영실태를 파악한 후 학교와 학부모, 인근 학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예산삭감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