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 취임 1주년을 맞아 (사)한국지역신문협회 경남협의회(회장 우인섭) 회장단이 지난 10일 지사실을 방문해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2년 12월 19일 보궐선거를 통해 제35대 경상남도지사로 취임했다. 고향에서 도지사로 일해 본 소감은?ⓒ
18세 때 서울로 올라가 40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보니 그동안 경남도가 타 시ㆍ도에 비해 많이 정체돼 있었다. 제대로 된 국책사업 하나 가져오지 못했고 중앙정부와의 소모적인 갈등과 마찰 때문에 예산을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소외되고 있었다. 경남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시행사업을 하나라도 더 가져와 경남의 미래 초석을 굳건히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
도지사를 해보니 국회의원 때보다는 신중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국회의원은 실수하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행정은 한 번 실수하면 치명적이다. 도민과 경남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고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할 때보다 더 고민하고 나중에 미칠 파급효과까지 생각하면서 결정한다.
그렇지만 재미나 보람은 도지사가 훨씬 좋다. 고향에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제가 도와줘야 할 계층을 제 힘으로 도와 드릴수도 있고, 무언가를 설계하고 거기에 맞춰 일을 추진하고, 부담감도 많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취임 후 1년간 도정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1년을 회고한다면?
오랜 공백으로 인해 흐트러진 도정을 바로 세우고, 구부러지고 삐뚤어진 것들을 바로 펴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도지사로 취임하고 바로 국회 등을 직접 방문해 국비 확보에 노력한 결과, 전년보다 2천123억원 증가한 3조2천837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당당한 경남시대’를 도정 지표로 정하고, 취임 한 달 만에 조직개편과 인사를 마무리해 일하는 도정의 틀을 갖췄으며, 청렴도 제고를 위해 엄격한 공직기강을 확립했다. 경남 미래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재정 건전화와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축으로, 청년일자리 창출과 지역균형발전에 도의 역량을 집중했다.
과거의 편안함에 안주하려는 관성과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돼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많은 개혁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취임 1년 동안 많은 일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창녕 함안보 사업현장을 방문한 홍준표 경남도지사. ⓒ
민선 도정 사상 최초로 채무 감축의 원년을 열었다. 민선 이후 빚을 내어 빚을 갚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재정점검단을 신설해 비효율성 예산을 진단하고, 2017년까지 도 채무를 절반으로 줄이는 채무감축 5개년 계획을 추진한 결과 연말까지 2천171억원의 빚을 갚게 된다. 빚을 갚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문화 분야 3개 기관을 통합하고, 누적된 적자와 강성노조로 인해 공공의료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진주의료원을 불가피하게 폐업했다.
도 재정의 가장 큰 부담이 되었던 거가대교는 기존의 MRG방식을 SCS방식으로 변경하는 협약을 체결해 2조7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을 절감하고, 민자사업의 재구조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장기간 끌어온 김해관광유통단지 투자비 정산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로 마무리했다. 2011년 중간정산 과정의 산정액보다 1천272억원이나 많은 2천883억원의 현금배당과 6만5천여㎡ 규모의 농수산물유통센터 부지를 현물로 받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발판도 착실히 다져왔다. 올해 초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대통령직인수위를 직접 방문하고 당선자와의 간담회를 통해 우리 도의 핵심 현안을 집중 건의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국토교통부 국정과제 실천계획에 포함된 4개의 미래창조산업입지 가운데 우리 경남의 항공, 해양플랜트, 나노융합산업이 모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역산업 고도화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부경과학기술원 설립을 부산시장과 합의해 부경과학기술원법이 공동 발의됐고, 지난 11월 5일에는 창원산단이 정부의 국가산단 구조고도화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또한 11월 8일에는 거제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 설립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내년에 착공하게 됐다. 중부내륙권과 남해안을 연결해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할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는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조기 착수가 가시화됐다.
이들 사업을 주도할 ‘경남 미래 50년 추진단’을 발족하고 18개 시ㆍ군별로 지역별 성장 잠재력에 맞는 38개 전략사업을 선정해 본격적으로 경남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
일자리 창출사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데 성과와 향후 계획은 어떤가?↑↑ 도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현장을 방문한 홍준표 경남도지사. ⓒ
취임 이후 일자리창출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연초 고용정책단, 기업지원단, 투자유치단을 정무부지사 직속으로 개편하는 등 도정을 일자리창출 중심 조직으로 편제해 일자리 창출 확대에 도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간 일자리 창출사업에 모두 1조2천90억원을 투입해 현재 일자리 7만8천500개를 만들어 올해 목표인 8만2천개의 96%를 달성했으며 특히, 도내 대학생 채용확대를 위해 24개 기업ㆍ공공기관(대기업 7곳, 중견기업 12곳, 공공기관 5곳)과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하반기 취업시즌에 맞춰 도민에게 더 많은 일자리 제공을 위해 ‘권역별 채용박람회(중부, 동부, 남부, 서부)를 실시해 모두 1천289명이 채용되는 실적을 거뒀다. 아울러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남 사회적기업 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향후 2년 동안 연간 6억4천만원 상당의 사회적기업ㆍ마을기업 제품을 구매한다는 내용으로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부산지역본부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2014년 전국 마을기업 박람회를 진주에 유치, 남강유등축제와 연계해 개최하는 등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의 판로개척 지원을 적극 추진했다.
올해는 일자리 창출 중심조직 구축과 도내 대학생 채용확대를 위한 도ㆍ기업 간 협약 추진으로 청년 취업확대 기반구축에 역점을 뒀다면, 내년에는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도ㆍ기업 간 도내 대학생 채용확대 협약 실효성 확보와 도내 강소기업까지 성과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협약기업 맞춤형 신규 트랙을 지속적으로 발굴, 확대ㆍ설치해 나가고 지역ㆍ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체계를 구축해 중소기업 인력난과 청년 구직난을 해결하는 등 일자리 부조화 해소사업도 역점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 도정 운영에 대한 계획과 포부는?
2014년은 올해 이룬 개혁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50년의 비전이 가시화되는 한해로 삼겠다. ‘미래 50년 사업’ 추진을 핵심으로, 누수를 방지해 체감하는 복지를 실현하고 고르게 잘사는 지역균형발전을 역점 추진할 것이다.
첫째, 미래 50년을 향해 도약하겠다. 사천ㆍ진주지역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성, 밀양의 나노융합산업, 거제지역의 해양플랜트생산단지 조성, 양산의 양방항노화산업, 거창ㆍ함양ㆍ산청의 한방항노화산업, 창원국가산업단지의 구조고도화와 마산로봇랜드 조성 등 우리 도를 6개 권역으로 나눠 18개 시ㆍ군의 성장잠재력에 맞는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겠다.
둘째, 서민이 행복하고 체감하는 복지를 지향하겠다. 내년 우리 도 복지예산은 전체 예산의 35.7%인 2조3천575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매년 도 재정의 3분의 1에 가까운 예산을 복지 분야에 지원하고 있음에도 체감 만족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사회적 약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복지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 복지정책을 추진하되 소중한 세금이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전달되도록 하겠다. 최선의 복지인 일자리 창출에도 집중하겠다.
셋째, 함께 골고루 잘사는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 내년부터 시작하는 동서통합지대 조성과 지역희망 프로젝트를 중앙부처와 공조해 추진하고, 경상남도 지역균형발전 개발계획에 따라 낙후된 13개 시ㆍ군에 대해 지역 특성에 맞는 균형발전사업을 지원하겠다.
넷째, 멋과 여유, 즐거움이 가득한 문화경남을 지향하겠다. 문화예술회관, 공공도서관, 지방문화원 등 생활 친화형 문화기반시설을 지속 확충해 일상생활에서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겠다.
다섯째,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겠다. 도민의 안전을 위한 든든한 도정이 되겠다. 경찰청과 교육청, 시ㆍ군, 유관기관 등과 공조해 4대 사회악을 척결하고 사회안전망 강화에 노력하겠다. 또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 녹색경남을 만들어 가겠다. 낙동강 수계 녹조 발생 예방을 위해 주요 지류 개선사업을 추진해 수질오염원을 획기적으로 저감하겠다. 상수도 보급률도 91%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 머물고 싶은 녹색 휴양공간 조성과 가치 있는 산림자원을 육성하고, 산불예방과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방지에 주력하는 등 산림 자원 보호에 최선을 다 하겠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인가?↑↑ 도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과의 협약식. ⓒ
지난해 보궐선거 때도 2014년 지방선거에 재출마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1년 6개월 만에 흐트러진 도정을 바로 세우고 부실한 재정을 안정시키고, 또 주요 사업을 제자리에 올려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약을 5년 6개월을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임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도민만 보고 도민과 함께 묵묵히 앞으로만 걸어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마디?
올해가 홍준표 도정 출발을 위한 주춧돌을 놓은 한 해였다면, 2014년은 당당한 경남시대로 본격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위기에 직면하면 더욱 강해지는 도전정신과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저력으로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
이제 우리 도는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더 먼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의 중심 당당한 경남시대’를 도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올해 우리 도의 크고 작은 성과가 도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 덕분임을 잘 알고 있다. 저와 우리 도 공직자 모두는 오직 경남의 미래와 도민의 행복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 지켜봐 달라.
경남지역신문협회 공동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