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느끼는 정전기 쇼크는 몸속에 있던 정전기가 다른 물체로 빠져나가는 일종의 방전 현상이다. 이 현상이 겨울철에 많은 이유는 낮은 습도 때문이다. 물 분자는 특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정전기를 만드는 전자를 중화할 수 있다.
습도가 60% 이상 되는 여름에는 전하가 축적되기 전에 피부를 통해 공기 중 수분으로 수시로 방전돼 정전기를 거의 못 느낀다. 하지만 요즘처럼 습도가 30~40%로 떨어지면 전류가 몸에 쌓인다. 몸이 건조한 사람은 더 심하다. 축적된 정전기는 접지된 쇠붙이나 타인과 닿았을 때 뭉쳐 있던 것이 한 번에 뛰쳐나가 ‘탁’ 소리를 낸다.
일상에서의 정전기는 일시적인 쇼크로 끝나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산업체에서 정전기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발화점이 낮은 유류를 운반하는 유조차의 경우, 간단한 스파크로도 불이 붙을 수 있어 유조차 뒤에는 금속체인을 달아 정전기가 아스팔트로 흘르도록 한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기술자는 회로를 설계하거나 검사, 수리할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반도체 회로의 부품은 민감해 정전기 방전에 의해 파손될 수 있다. 실제로 자기기억장치의 데이터 손실은 상당 부분 정전기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기술자는 정전기가 쌓일 만한 저항이 큰 물체를 주변에 놓지 않고, 회로를 다룰 땐 소매와 양말에 접지선이 달린 특수한 옷을 입거나 손목의 밴드를 접지된 표면에 연결해 전하가 쌓이면 방전되도록 한다. 정전기를 없앨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전자제품 조립업체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정전기 방지 링이다. 반도체 등 정밀 전자제품을 다룰 때 정전기를 방지하기 위해 직원은 전선으로 연결된 정전기 방지 링을 끼고 조립 작업을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선으로 연결되지 않은 정전기 방지 링을 만들어 내면 어떨까. 소형 건전지를 이용해 -로 대전시켜 +전기를 흡수할 수 있는 정전기 방지 링이 나온다면 새로운 유행을 낳을 이색적인 액세서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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