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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고령, 함안 등의 가야의 수장묘는 구릉의 정상부나 지형적으로 높은 곳에서 중심지를 조망하는 입지를 가지고 있다. 고분이 단순한 왕이나 귀족의 무덤이 아니라 일반 백성을 보호ㆍ감시하는 암묵적 통치의 기능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즉 거대 규모의 고분을 능선의 정상부에 쌓음으로써 무덤은 실제보다 더 크고 웅장한 느낌을 지니게 된다.
한편, 양산은 ‘삼국사기’ 신라 탈해 이사금 21년 “…가야 군사와 황산진 어구에서 싸워…”라고 기록될 만큼 신라 초기부터 군사적 요충지로 이용됐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은 지리적으로 가야와 매우 인접해 있으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양산지역의 신라 고분은 구릉의 정상부나 경사면에 분포하는 등 가야 문화적 요소를 닮고 있다. 그러나 조사된 유구와 유물은 신라 문화에 가깝다. 이러한 고분 문화의 이중적인 성격으로 인해 북정동 고분군은 중요한 유적지로 평가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