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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013년 한 해 동안 양산지역에 신규아파트 10개 단지 6천741세대가 입주를 시작했다. 이에 신도시 조성이 한창인 물금읍은 인구 5만을 넘어섰고, 인구 1만5천여명에 불과했던 동면이 4개월 만에 5천명 이상이 증가해 인구 2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구유입과 동시에 민원도 늘었다. 양산시청 홈페이지에 신규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히고 게재된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입주 예정자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가 만들어져 조직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살기 좋은 양산’을 기대하며 대단지 아파트에 입주했지만 인근 유해시설로 악취ㆍ소음ㆍ분진 등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도로ㆍ공원정비 등 기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2011년 4월, 모처럼 양산신도시가 인파로 북적였다. 부동산 경기가 풀리면서 5년 만에 신규아파트 분양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720세대 규모의 우미린을 시작으로 반도유보라, 동일스위트, 이편한세상, 동원로얄듀크 등 신규아파트 분양이 시작됐고 꽤 성공적인 분양률을 보였다.
그렇게 2년여 지난 2013년 5월부터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됐다. 물금지역은 자그마치 5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해 우미린(720세대), 경동메르빌(148세대), 반도유보라2차(631세대), 반도유보라3차(648세대), 물금동일스위트(1천292세대) 등에서 3천439세대가 신규로 유입됐다.
그동안 자연마을이 대부분이었던 동면지역은 석산신도시 조성으로 인구증가에 한 몫 했다. 이편한세상남양산1차(998세대), 이편한세상남양산2차(976세대), 동원로얄듀크(621세대) 등 3개 아파트 2천595세대가 입주했다. 웅상지역도 보탬이 됐다. 서창동 명동2차화성파크드림(220세대)과 덕계동 경동스마트홈(487세대)도 입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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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계동 경동스마트홈 입주민은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채석장에서 10m 높이의 돌무덤을 쌓아놓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양산시에 관리ㆍ감독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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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모두 10개 아파트 6천741세대가 입주를 시작해 한 해 동안 1만여명의 인구가 증가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가 3개로, 입주가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볼 때 인구증가 폭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양산시는 범시민추진협의회와 상황실을 갖추고 ‘인구 30만 돌파’를 위한 시책 발굴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지난 한 해 양산시의 가장 중요한 사업을 꼽으라면 단연 ‘인구 증가 시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신규 아파트 입주민의 민원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하나같이 ‘살기 좋은 양산’을 희망하고 이사했지만 ‘양산’이라는 도시에 실망했다는 반응이었다.
우선 지난해 5월 동면 석산신도시에 입주한 이편한세상 입주민들의 민원이 폭주했다. 인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는 악취로 창문을 열 수조차 없고, 우후죽순 들어선 인근 모텔들로 주거환경이 훼손됐다는 민원이 상당수였다.
또한 점멸신호등 작동과 과속방지 카메라 설치 등의 도로교통 관련 요구는 물론 공원 잡초 제거, 버스정류장 표지판 개선 등 생활 속 불편사항 등도 속속 제기됐다. 최근에는 아파트 주출입로에 좌회전 신호가 없어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에 신호등 설치를 요청했지만, 아파트가 설치비용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승인돼 또다시 대규모 민원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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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면 석산리 이편한세상 입주민이 아파트 인근에 우후죽순 들어선 모텔들로 주거환경이 훼손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석산신도시에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인 모텔은 모두 10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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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아파트 곳곳에서 불만
세대 수가 가장 많은 물금동일스위트는 입주부터 문제가 됐다. 시행사가 준공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사용승인도 없이 54가구를 입주시켜 주택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입주자들은 한 겨울 이삿짐을 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인근 도로 관련 민원이 발생했다. 물금동일스위트뿐 아니라 한 해 먼저 입주한 가촌휴먼시아와 시립도서관, 국민체육센터 등으로 인해 통행량이 폭증했다.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지방도 확장공사와 물금지하차도 공사 등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주민들의 통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아파트 진입로 한 쪽 도로를 컨테이너 박스가 점령하는 등 주민들이 도로 몸살을 심하게 앓았다.
지난달에는 덕계동 경동스마트홈 입주예정자들의 민원 글이 양산시청 홈페이지를 도배했다. 아파트 인근에 있는 채석장에서 10m 높이의 돌무덤을 쌓아놓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주거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민원이었다.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소음ㆍ분진이 발생하는 시설 바로 옆에 공동주택 승인이 난 것은 법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또한 부지 정리와 조경 등 기반시설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입주가 시작돼 크고 작은 민원이 또다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전 충분히 예상 가능한 민원
관리ㆍ감독 등 세심한 배려 아쉬워
현재는 이편한세상 하수종말처리장 악취 문제와 동일스위트아파트 진입도로 문제, 그리고 경동스마트홈 채석장 돌무덤 문제 등은 제각각 해결 방안을 찾아 개선 중에 있다. 하지만 한발 늦은 행정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입주 후 입주자의 민원이 제기돼야 부랴부랴 해결책을 찾는 행정에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더욱이 인구 30만명 돌파를 시책으로 내세운 양산시가 양산지역으로 유입된 주민에게 좋지 않은 첫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는 반응이다.
올해도 신기동에 신창비바패밀리(518세대), 물금읍에 반도유보라3차(648세대), 반도유보라4차(1천210세대), 대방노블랜드(1천414세대), 양주내안에(796세대) 등 5개 아파트 4천586세대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역시 상당수가 인근 도시에서 유입되는 주민이다. 유입된 주민이 역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인구 증가 시책 가운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입주 전 기반시설 관리ㆍ감독, 인근 환경 점검 등을 통해 새로운 양산시민들에게 ‘살기 좋은 양산’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