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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부부총 특별전 수기 공모 당선작
고향 찾은 백년손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1/07 10:59 수정 2014.01.07 10:59



 
↑↑ 김인실
하북면
(일반부 당선)
 
지난해 4월, 양산의 역사와 문화가 한층 발전해 나가는데 명실상부 교두보 역할을 할 유물 전시관이 개관했다. 개관 후 얼마 되지 않아 유물전시관 전시실을 찬찬히 관람한 후 양산에 이렇게 수많은 국ㆍ보물급 유물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양산을 빛낸 인물, 양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집약적으로 알려주는 유물전시관이 ‘양산의 교과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문화의 장 유물전시관에 백년손님이 찾아왔다. 예부터 딸이 결혼하여 사위를 얻게 되면 귀한 대접을 한다 해 ‘백년손님’이라 한다. 이번에 유물전시관 특별전에 온 손님은 백 년 만에, 어쩌면 올 수 없을지도 몰랐던 고향을 찾아온 소중하고도 귀한 유물이다. 바로 일제가 강탈해간 북정동 고분군 부부총의 유물 68점이 유물전시관의 노력 끝에 대여전시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잠시 100일간의 나들이일 뿐이라 안타까운 심정이 크다.

파란 하늘이 드높던 시월의 어느 날, 특별전 전시관을 들어섰다. ‘사라진 흔적, 백년만의 귀환’이라는 부제를 보는 순간, 우리 것을 지키지 못한 지난날의 아픔이 다가왔다. 부부총, 13일간의 기록 부분에는 당시의 발굴기를 생생하게 기록해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를 찾고자 마구 파헤쳐졌던 우리 고분의 아픈 역사가 느껴졌다. 1천500년 전, 고분 속에 묻혔다가 백년 전 세상에 나온 양산의 보물을 한 점 한 점 만나봤다. 타국에 소장됐다가 대한해협을 건너왔다는 것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정갈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뒤로 다시 한 번 특별전을 찾았을 때는 관장님이 직접 단체 관람객에게 유물에 대해 해설을 하고 있었다. 해설을 들으며 유물을 감상하자니 전에 몰랐던 소중함과 간절함이 더 느껴졌다.

유물이 발굴된 위치로 추정하는 남녀 장신구의 고급스러움과 정교함이 아름답게 빛났다. 금동제 말안장꾸미개는 천오백년이나 된 유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보존 상태를 지니고 있었고, 진품이 오진 못 했지만 왕족의 것에 버금가는 금동관을 보노라면 분명 대단한 지위와 권력을 지녔던 사람의 무덤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토기와 청동제말방울 등 말장신구가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전시관을 나서며’에 써놓은 우리 유물 환수에 대한 간절한 바람은 우리 시민의 애정과 열망이 있어야 이뤄질 것이다. 우리 것이던 귀중한 유물이 더는 손님이 아닌, 유물전시관 안방에 번듯하게 자리 잡아야하지 않을까. 한 편의 가슴 뭉클한 드라마를 본 느낌이다. 더 많은 사람이 특별전을 찾아 감동을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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