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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詩]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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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詩] 서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1/14 10:04 수정 2014.01.14 10:04



 
↑↑ 문학철
시인
<주변인과 문학> 편집인
보광고 교사
 
내 영혼의 밭에서 캐어 온
잡티 하나 없는 백토 한 짐으로
구워 내 그릇들이
어느 부잣집 서재에 놓이는
장식품이 될 것을 바라지 않는다.
어느 집 저녁 밥상 위에 올라
오순도순 이야기꽃 속에
밥과 국이
한 그릇의 사랑으로 담겨 있는
사그릇 한 벌로 익었으면 한다.
내 영혼의 밭에서 캐어 온
붉디붉은 황토 한 달구지로
구워 낸 그릇들이
먼 훗날 박물관 전시실에 놓이는
골동품이 될 것을 바라지 않는다.
어느 양지바른 장독대 한 구석을 잡아
옹기종기 햇살 속에
간장도 된장도 익히고
고추장도 익히는
크고 작은 옹기로 익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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