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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철 시인 <주변인과 문학> 편집인 보광고 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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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티 하나 없는 백토 한 짐으로
구워 내 그릇들이
어느 부잣집 서재에 놓이는
장식품이 될 것을 바라지 않는다.
어느 집 저녁 밥상 위에 올라
오순도순 이야기꽃 속에
밥과 국이
한 그릇의 사랑으로 담겨 있는
사그릇 한 벌로 익었으면 한다.
내 영혼의 밭에서 캐어 온
붉디붉은 황토 한 달구지로
구워 낸 그릇들이
먼 훗날 박물관 전시실에 놓이는
골동품이 될 것을 바라지 않는다.
어느 양지바른 장독대 한 구석을 잡아
옹기종기 햇살 속에
간장도 된장도 익히고
고추장도 익히는
크고 작은 옹기로 익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