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웅상지점 이전 문제를 두고 덕계지역이 한 달 내내 시끌시끌하다. 웅상지점이 현재의 청사에서 덕계중심지로 600m 옮기는 것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덕계시장 상인들의 은행 이용불편과 인근 상권 하락을 우려해 절대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이 있는 반면, 중심지로 옮기는 문제를 주민들이 모두 나서서 반대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상권 하락 우려 “절대 반대”
IBK 기업은행 웅상지점은 현재 덕계상설시장 앞 덕계 시가지 입구에 있다. 6월께 현 자리에서 600m 떨어진 덕계교차로 모퉁이에 있는 신축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덕계동과 평산동이 교차하는 중심지로 영업점을 옮겨 더 많은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덕계상설시장 상인을 비롯한 일부 주민들은 이전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 상인은 “현금 사용이 많은 상인들의 특성상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은행을 이용하는데, 주거래 은행이 버스로 한 정거장이나 되는 거리로 이전하게 되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이전 반대를 주장했다.
동일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덕계 교차로를 중심으로 상권이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업은행마저 이전한다면 시장을 둘러싼 상권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덕계 시가지의 균형 발전을 위해 현재의 위치를 지켜줘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기업은행은 “본사의 방침으로 결정된 사안이며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은행 영업점의 입장으로는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덕계 주민 전체 반대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은 더욱 더 거세졌다. 가장 먼저 덕계시장 상인들이 이전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고, 며칠 후 경보ㆍ동일아파트 등 인근 아파트 주민과 덕계동 통장협의회, 사회단체 등의 이름으로 수개의 현수막이 나붙었다.
또 ‘기업은행 웅상지점 이전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청와대를 비롯해 금융위원회, 기업은행 본사 등 관련 기관에 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키도 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자 이전반대 움직임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주민들도 하나 둘 생겨났다. 은행 영업점의 이전을 두고 주민들이 반대위까지 만들어 실력행사를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기업은행과 10년째 거래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시장 상인들이 불편을 호소하며 이전을 안했으면 하는 목소리는 이해가 되지만 덕계동 통장들과 사회단체까지 나서서 마치 덕계지역 주민 전체가 반대하는 것처럼 현수막을 내건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덕계지역을 벗어나는 것도 아니고 불과 100m 내에 또 다른 은행이 있어 은행을 이용하는데 큰 불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청와대와 금융위원회 등에까지 진정서를 제출할 정도로 결사반대할 충분한 명분이 없다”며 사안을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은행 건물주인의 입김이 작용했다’, ‘이전할 신축건물 대출을 기업은행이 해줬다’ 등 이전을 둘러싼 각종 소문도 퍼지고 있어 자칫 주민과 기업은행간, 또한 주민들간 실체 없는 감정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