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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시] 회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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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 회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2/11 09:47 수정 2014.02.11 09:47




 
↑↑ 원무현
시인
1994년 시집 ‘너에게로 가는 여행’으로 등단
2003년 격월간 ‘시사사’로 재 등단
주변인과문학 편집위원
시집 ‘사소한, 아주 사소한’외
 
할머니가 관절염 지독한 다리도 아랑곳없이
햇쑥 캐 와서 국을 끓였는데요
겨우내 입맛이 돌지 않아 소태가 한입이었던 할아버지
그 몸으로는 여간 일 아닐 것인데
미안해하며 한 숟갈
아직도 잔설이 어지간할 텐데 낙상 않고 잘 다녀와서
다행이라며 또 한 숟갈
이래저래 뜨다보니 남김없이 드시고는
어 좋다 드르륵 드르륵
착암기 바위 뚫는 소리 같은 트림을 터뜨리며
저 멀리 눈 덮인 산봉우리 이마께로 당겨오는데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날듯이 기쁜 할머니
아따 망측스런 영감탱이 저러고도 남은 힘은 어디다?
묻고 싶지만, 시침 뚝 떼고서는 넌출넌출
떠꺼머리총각 세워두고 도망하듯 채마밭엘 가는데요
아 글쎄 우물가 앵두나무가 어리둥절
꽃망울 열까 말까 망설망설


방금 무슨 나비라도 지나간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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