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빛과소금] 램프의 자랑
오피니언

[빛과소금] 램프의 자랑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2/11 09:56 수정 2014.02.11 09:56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들이 서로 자기의 업적을 자랑하고 있었다.먼저 나일 강이 긴 목을 빼고 거만스럽게 말했다. “나는 매일 4천마일 이상을 여행한단다. 나보다 더 긴 강은 없을 걸”

그러자 다뉴브 강이 입을 삐죽였다. “나는 매일 무거운 짐을 나르고 있지. 내 품에 안긴 저 수많은 배들을 좀 보렴”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갠지스 강이 점잖게 타일렀다.“이 어리석은 친구들아. 나를 좀 보라고. 사람들은 이 거룩한 물에 몸을 씻기 위해 몰려들고 있어.사람들의 죄를 씻어주는 내가 최고의 강이 아닌가”
 
세 강의 다툼을 지켜보던 작은 개울이 말했다.“나는 자랑할 것이 없어요.다만 저는 비가 오면 그것을 저장했다가 논밭으로 흘려보내지요.그것으로 논밭에는 풍성한 열매가 맺히고 굶주린 사람들을 돕는 답니다.저는 단지 물을 흘려보내는 작은 강입니다”

사랑은 작은 개울과 같다.사랑은 자랑하지 않는다.조용히 남에게 유익을 준다.

워털루전쟁의 영웅 웰링턴 장군이 승전기념 파티를 열었다.육ㆍ해ㆍ공군의 장성과 공을 세운 장교들이 모두 모였다. 웰링턴은 하객들에게 보석이 촘촘히 박힌 지갑을 자랑하고 싶었다.그런데 방금까지 주머니에 있던 지갑이 사라져 버렸다.웰링턴은 하객들을 향해 소리쳤다. “나의 보석지갑이 사라졌다. 보석지갑을 훔쳐간 범인을 잡겠다.문을 닫아라!”

하객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 호주머니 검사를 하자고 소리쳤다.그때 한 노장군이 호주머니 검사를 반대했다.사람들은 노장군을 의심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노장군은 황급히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버렸다.결국 노장군이 범인으로 몰린채 파티가 끝났다.

1년 후 웰링턴은 다시 파티를 열었다. 파티복 외투를 입던 웰링턴은 깜짝 놀랐다.지난해 도둑맞은 줄 알았던 보석지갑이 외투 안주머니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웰링턴은 황급히 노장군을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

“지갑을 훔치시지 않았으면서 왜 검사를 거부했습니까?”라는 웰링턴의 질문에 노장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날 밤 아내와 아이들이 굶고 있었습니다.제 주머니에는 가족에게 줄 빵 몇 조각이 들어 있었어요” 웰링턴은 통곡하며 다시 용서를 구했다.

웰링턴이 호화스런 잔치를 여는 동안 부하의 가족들은 굶주림에 통곡하고 있었다.그 이후로 웰링턴은 다시는 물건 자랑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무언가 자랑하는 사이에 다른 가난한 사람은 울고 있었던 것이다.

이솝 이야기 중 하나인 ‘램프의 자랑’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햇빛보다 자신의 빛이 더 밝다고 자랑하던 램프가 바람 한 줄기에 힘없이 꺼지는 것을 본 주인이 램프에 다시 불을 붙여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램프야, 자만하지 말거라. 너와는 달리 하늘의 별빛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가진 모든 것, 바람 한 번만 불어도 한 순간에 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나친 자랑을 삼가야 한다. 램프의 자랑을 교훈 삼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