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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남도교육감 진보 진영 단일후보 박종훈 경남교육포럼 대표
“경남 교육의 희망을 만들겠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2/11 10:03 수정 2014.02.11 10:05
저서 ‘무릎을 굽히면 아이들이 보입니다’ 출간





(사)한국지역신문협회 경남협의회(회장 우인섭 주간함양 대표)가 경남도교육감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된 박종훈 경남교육포럼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지난 4일 경남도선관위에 예비후보등록을 한데 이어 6일 저서 ‘무릎을 굽히면 아이들이 보입니다’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도교육감을 위한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박 대표 인터뷰에는 경남 18개 시ㆍ군 지역언론을 대표해 김명관 양산시민신문 대표와 황규열 밀양신문 대표, 박황규 합천신문 대표, 이상욱 거제신문 기자, 우인섭 주간함양 대표가 참석했다. 

▶책 제목을 ‘무릎을 굽히면 아이들이 보입니다’라고 정했다. 제목에 담긴 특별한 메시지가 있나?

경남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아이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책에서 읽었던 내용인데, 아이들이 천국에 갈 수 있는 이유는 맑고 선하기 때문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서라고 한다. ‘왜?’라는 말은 가장 인간적이고 원초적인 질문이라는 거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왜?’라는 질문을 받아주지 않는다. 부모 뜻대로 교사 생각대로 움직이길 바란다. 주입식 교육의 한계다. 당연히 의문을 품지 않는 아이가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란 만무하다. 글로벌한 창의적인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라도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넘어 마음 높이를 맞춰야 한다.

▶학교 폭력과 왕따, 자살과 같은 청소년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지켜주는 ‘파수꾼’이 되지 못한 것에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인가?

영화 파수꾼을 보고 한동안 멍하게 지낸 적이 있다. 청소년들의 외로움과 불안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 왕따, 자살…. 청소년 문제는 끊이지 않는데, 어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성한 적이 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친구들 속에서 왕따 당한다고, 가정환경이 불우하다고 해서, 청소년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학교나 가정, 그리고 사회 어디에서도 기댈 곳이 없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청소년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관심’이다.

▶책에서 교사 시절, 몽둥이를 든 적이 있다고 고백했던 것처럼 교권을 위협하는 학생을 지도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창원 문성고 교사 시절, 학생에게 몽둥이를 든 적이 있다. 학생을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덜 성숙한 교사였던 거다. 뒤늦게 학생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의 대상임을 알았다. 스스로 규율을 만들고 지킬 수 있도록 보장을 해주니, 몰래 자율학습을 빼먹거나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줄었다.

그때 느꼈다. 교사가 들고 있는 몽둥이를 피하기 위해 아이들은 더 치밀하고 은밀하게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과감히 아이들의 자율성과 인권을 존중할 때 교권 또한 보장받을 수 있다. 교권과 학생인권은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 공히 함께 존중해야 하는 가치다.

▶학벌 사회에서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는 학부모의 욕망을 탓할 수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과열된 사교육과 붕괴된 공교육,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학벌이 주는 프리미엄이 큰 대한민국에서 사교육 시장이 사라질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사교육을 시키는 부모의 욕망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열된 사교육 시장을 손 놓고 볼 수만은 없다. 사교육과 공교육, 원래의 목적대로 돌려놓아야 한다.

개성과 특기를 계발하고, 학교교육 과정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의 학습을 보충해주는 사교육은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사교육이 공교육의 보완제가 아니라 대체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원에서 학교 수업의 선행학습을 하고 학교에서는 도리어 학원 숙제를 하거나 밀린 잠을 보충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입시위주 학벌사회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학부모의 욕망을 멈출 브레이크는 없다. 그렇기에 과열된 사교육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교육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잘 키워야 한다는 말은 창의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인가?

스웨덴 국가교육정보원장을 지낸 황성준 박사의 일화를 보면 창의성 교육이 부재한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스웨덴에서 오래 생활한 황 박사가 아이를 한국대사관에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에 보냈다고 한다. 미술시간에 하늘을 그리는 수업을 했는데, 황 박사 아들이 교사에게 혼이 났다. 하늘색을 파란색이 아닌 주황색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아이의 창의성을 인정하지 못한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어릴 때는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아이가 제도권 교육을 받으면 창의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는. 충분히 걱정할 만한 현실이다. 학교에 가는 순간, ‘왜?’라는 질문은 하기 힘들어진다. 주입식 교육이 시작된다. 1 더하기 1은 무조건 2라는 교육을 받는다. 스스로 사고하고 연구하는 학습이 안 되는 거다. 창의성이 없는 학교 교육, 절대로 될 성 부른 나무의 떡잎을 제대로 키울 수 없다.

▶경남교육위원 8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남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도교육청의 혁신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중점적으로 혁신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

경남도교육청의 존재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 교사들에게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거나 학교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 도교육청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 교사나 학생, 학부모를 지원하는 역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교육청 차원에서 지역 교육청마다 교수ㆍ학습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교수 자료실, 학생 상담실, 장학 민원실을 둬야 한다.

교사에겐 체계적인 자료와 풍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부모들에겐 대학 입시에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제공해야 한다. 학생들과는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돼야 한다. 당연히 조직 문화의 혁신도 가져와야한다. 부정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는 도교육청은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교육을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논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박종훈은 진보인가? 보수인가? 단언컨대 교육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인 잣대로 바라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굳이 말하자면 사전적 의미로 ‘진보’가 정도나 수준이 차츰 향상해 나간다는 뜻이라면 교육은 진보가 돼야 한다고 본다. 어제보다는 더 나은 내일의 교육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육은 진보냐, 보수냐 이념적인 논쟁이 아니라 과거 지향적이냐, 미래지향적이냐를 두고 고민하는 것이 올바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사생활 20년, 교육위원 8년, 그리고 현재 사단법인 경남교육포럼 상임대표까지 30년 동안 교육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점을 책 한 권에 담았다.

작은 생각이지만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눈다면 경남 교육의 희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고 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지혜를 모을 때 힘든 경남 교육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하지만 한 줄이라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기쁨으로 여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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