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권과 환경권 등을 이유로 일부 주민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석계산단 조성과 관련, 양산시가 공해 유발 우려가 큰 고무ㆍ화학ㆍ플라스틱업종을 제외하기로 했다. 또한 양주중과의 저류시설 이격거리를 애초 63m에서 87m로 조정하기로 했다.
양산시는 지난 11일 상북면사무소에서 열린 읍면동 순회간담회에서 석계산단 조성과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열고 반대 민원에 대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이날 주민설명회에는 150여명 정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200여명이 넘는 주민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양산시는 이 자리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단지계획 수정 보완사항을 이달 중 경남도에 제출하고, 다음 달 보완사항에 대해 유관기관과 경남도 관련부서와의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찬반으로 나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양주중 학습권 침해와 청정지역 환경 훼손 우려로 인한 부정적 견해와 침체된 상북면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산업단지 조성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이에 대해 나동연 시장은 산업단지 조성 추진 때 주민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는 투명한 업무처리와 주민 우려를 불식시키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시장은 “기존 공단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 명칭만 일반산업단지일 뿐 공해 유발 업종을 제외하면 사실상 첨단산업단지와 같은 수준”이라며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주민이 직접 입주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석계2일반산업단지는 2017년까지 민관합동개발방식으로 상북면 석계리 일원에 79만2천25㎡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양산시는 생산유발 2조4천400억원, 고용유발 5천600여명, 인구유입 2천400여명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협체 구성 등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 지난 11일 열린 유산산단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대표가 (주)석암에 입주업체의 유해물질 배출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
한편, 산단 개발 과정에서 업종변경으로 주민반대에 부딪쳤던 유산산단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현재 유산산단 개발업체인 (주)석암은 지난 11일 강서동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어 산단 개발 과정과 업종변경 사유를 설명했다.
(주)석암은 “해당 부지에는 말보로 공장(한국필립모리스)이 들어 설 계획이었는데 북정동으로 옮겨버리는 바람에 새로운 업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체 유치의 편의를 위해 기계ㆍ금속 업종에서 고무ㆍ플라스틱 업종으로 변경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입주를 예정하고 있는 업체는 친환경 분체도료 제조업체로 유독물을 취급하는 회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주)석암의 설명 이후 입주 예정업체인 (주)정성이 직접 나서 공장 운영과 제품 제작과정 등을 설명하며 유해물질 배출 업체가 아님을 강조했다.
업체 설명이 끝나자 주민들은 양산시 환경담당자의 의견을 물었다. 양산시 환경관리과는 “지난해 11월 주민 반발에 따라 (주)정성 공장을 방문했는데 심한 냄새나 오염 요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20년 넘는 단속업무 경험에 미뤄 방재시설이 잘 돼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축합수를 처리하는 과정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만에 하나 이 업체가 입주했다가 부도 등으로 다른 업체가 들어올 경우 지금처럼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입주 예정업체 설명과 환경담당 공무원의 의견을 들은 주민들은 기존의 업종변경 반대 입장에서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 통장은 “설명대로라면 이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주민들이 직접 공장을 방문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다른 주민 대표는 “지금은 안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고 등 만약의 상황에 대한 안전 조치는 따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대표들은 “우리도 주민들을 이해시킬 시간이 필요하다”며 차후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다시 할 것을 요구했다. (주)석암은 주민 요구를 받아들여 추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들이 사업현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약속했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