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지역 많은 학교들이 톡톡 튀는 이색 졸업식을 개최하고 있다. 들러리 한 명 찾아볼 수 없는 모두가 주인공인 졸업식으로, 학생들 모두 눈물이 아닌 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안녕’을 외쳤다.
웅상고
졸업생 모두가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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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졸업식을 진행한 웅상고등학교(교장 설학줄)는 딱딱하고 고정된 형식의 틀에서 벗어났다. 졸업생 전원이 단상에 올라가 졸업장과 상장을 받는 지루한 행사 대신,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으로 졸업생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지켜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어진 행사도 흥미로웠다.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3년 동안의 학교생활을 뮤지컬로 공연해 졸업생들이 추억을 생생하게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또 담임교사와 학생들간 석별의 정을 나누는 촛불의식도 진행됐다.
설학줄 교장은 “이번 졸업식은 학생 중심의 졸업식으로, 여느 때보다 내용 면으로도 풍성하고 석별의 정이 물씬 묻어났다”며 “3년간의 학창 시절을 마무리하고,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졸업생들의 앞날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의미있는 졸업식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오봉초
공연 어우러진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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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초등학교(교장 박영주)는 공연이 어우러진 이색 졸업식으로 주목받았다.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의 합창과 댄스 공연이 축제처럼 진행된 것.
또 졸업생들이 그동안 활동한 교육과정을 담은 사진전과 동영상이 식전 행사에 앞서 상영됐다. 그 뒤 전 졸업생의 졸업장 수여식과 개인상(예절상, 봉사상, 근면상, 체육상, 예술상, 질서상, 창의상, 우정상, 미소상) 시상이 이어져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졸업식을 만들었다. 학부모와 졸업생들의 좌석을 같이 배치한 점도 색다르다.
박영주 교장은 “졸업식은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출발이자 지역의 축제”라며 “새로운 방식으로 졸업식의 의미도 되새기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현할 수 있는 공감과 소통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동중
교복 물려주고 학사모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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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학교인 원동중학교(교장 이규용) 졸업식도 아주 특별했다. 지난 11일 졸업생 7명을 위한 조촐한 졸업식이 마련됐다. 중학생으로는 이례적으로 졸업생 모두 학사 가운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원동중은 재학생 모두 교복을 기증받았는데, 졸업생들이 교복 물려주기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교복을 벗고 학사 가운을 입고 졸업식을 진행한 것. 교장이 직접 졸업생 모두에게 졸업장을 나눠주며 따뜻한 포옹을 하는 모습도 소규모 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이규용 교장은 “기증받은 교복을 후배들에게 물려줌으로서 교복비용 부담으로 근심하는 학부모와 신입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런 기획을 하게 됐다”며 “일회성 행사가 아닌 원동중만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광중
육군참모총장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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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 전통의 보광중학교(교장 강일한)는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졸업식을 고수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학교의 분위기와 가벼운 분위기의 졸업식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13일 진행된 졸업식에서 강일한 교장은 졸업식 회고사에서 학교 역사를 이야기했다. 일제의 민족탄압에 항거하다 투옥됐던 독립유공자 故 김말복 교장과 선배들의 이야기, 이 일로 보광중 전신인 통도중이 폐교됐던 아픈 역사, 그리고 중학생 신분으로 6.25 한국전쟁의 학도병으로 참전해 전사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졸업생들에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당부했다.
또 보광중 출신인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장군(준장)이 직접 참석해 중학생에게는 아주 특별한 상인 육군참모총장상을 수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