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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린 비가 먼 산에서는 눈으로 뿌려져 있다.
오랜만에 북정동에 있는 점심 약속 장소로 가는데, 시간 여유가 있어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가려다보니 자연스럽게 구 시가지를 거치게 된다. 여러 해 전 번창하던 이 거리도, 신도시의 발전에 밀려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예전에 이 거리는 젊은이가 많이 찾아들어 제법 번창한 곳이었으나, 이제는 그들 대신에 양산에 사는 외국인이 많이 찾는 것 같다. 아시아마트라는 그들의 고향 기운을 조금 느낄 수 있는 가게와 음식점이 많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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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의 오래된 아파트 중 하나인 양주아파트를 지나면 예전 경찰서가 크게 신축해 옮겨가고, 이제 그 자리엔 양산시청 제2청사가 들어서 있다.
그 길엔 오랫동안 영업을 해오고 있는, 나도 가끔은 찾아갔던 식당들이 있어 그나마 반갑다.
한때 이름 날리던 가로수횟집은 장사를 그만뒀는지, 아니면 아직 문을 열지 않았는지. 일대에서 명성을 날리던 동강초밥집은 식당메뉴를 바꿔 영업을 하나 보다.
이렇듯 세월이 지나고 예전에 정을 두었던 가게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것,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긴 양산에 사는 내 발길도 이곳을 찾지 않은 지 오래이니.
그래도 지난 추억을 잊지 않고, 정월 대보름이라는 우리의 명절을 기억하려는 사람이 있으니 이런 자리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양산은 아직도 촌이다. 외형은 도시를 따라갈지라도, 마음은 고향을 찾고 어머니를 찾는 인간의 본능이 살아있는 촌이다. 그래서 아직은 살아갈 만한 정이 남아있는, 내 삶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