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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詩]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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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詩] 식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2/18 10:24 수정 2014.02.18 10:24




 
↑↑ 이병길
시인
보광고 교사
주변인과 문학 편집위원
 
밥을 먹는다.


가장 먼저 출근한 둘째는 보지 못했고
교통지도 당번이라며 먹는 둥 하다 셋째는 가방 챙겨나가고
대학생 첫째는 간밤의 술기운으로 이불 속에 있고
오늘부터 아내는 알바를 한다며 설거지하라며 나선다


밥공기들
옹기종기 모여
숟가락 젓가락 아웅다웅한 건
언제였을까


김치찌개에
숟가락 부딪히던 사람들
낙엽처럼 하나둘 사라진 건
언제부터였을까


서걱거리는 입속의 밥알
빈 의자가 날 바라보고 있다



*시작 노트 :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 식구(食口)다. 가족은 식구다. 그런데 식구가 사라지고 가족만 남았다. 시간은 식구를 해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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