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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시] 흘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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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 흘러야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2/25 08:43 수정 2014.02.25 08:43




 
↑↑ 유영호
시인
시인, 수필가, 사진작가
제2시집 <바람의 푸념>
<주변인과문학> 편집위원
 
가로등이 쏟아내는 불빛
촉수를 뻗어 어둠을 보듬는다
실핏줄 같이 이어진 길로
빛이 스며든다
세상은 금방 화색이 돌고
생기를 되찾은 골목으로
중년여자가 빠르게 흘러든다
가방을 멘 학생이 뒤따르고 
사내의 지친 걸음을 따라  
도둑고양이도 비린내를 찾는다
자동차소리 뜸해지면
낙엽을 굴리던 바람도 들어가고
가장 부지런하지만 가장 낮은
우유아줌마 신문배달부가 간다
골목은 이처럼 막힘없이 흐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넓은
16차선 세종로는 숨이 막힌다
폼 잡고 서있는 수은등은
온기 없는 공동묘지 비석들
아! 언제쯤 따스한 빛을 뿌려
답답한 사람들 마음속을 흐를까



*시작 노트 :  골목의 작은 가로등 불빛은 막힘없이 어디든 흐르는데 저 높은 곳의 커다란 수은등 불빛은 흐르지 않아서 추위에 떨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녹여주지 못합니다. 언제쯤 저 스스로 고귀한 불빛들이 우리들 가슴에 온기를 뿌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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