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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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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보안관의 총성이 들리고 하이드를 잡았다는 소문이 나자 동네 사람들이 현장에 모였다. 가면을 벗기자 드러난 놀라운 사실은 하이드가 바로 지킬박사였다는 것. 낮에는 착하고 성자답던 지킬박사가 밤에는 흉악한 하이드라는 범죄인이 돼 있었다.
영국의 작가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쓴 ‘지킬박사와 하이드’라는 소설 이야기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인간의 실상, 인간의 이중적인 실존을 파헤쳤다. 우리가 밖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선하고, 착한 사람 같지만 내면에는 모두 다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하이드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우리 내면에도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같이 살고 있다. 지킬박사가 이길 때는 훌륭한 성자가 되고 하이드가 이길 때는 악당이 되고 만다.
빅토르 위고(Victor Marie Hugo)는 인생에는 세 가지 싸움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자연과 인간과의 싸움이다. 그는 이 싸움을 그리기 위해 ‘바다의 노동자’라는 작품을 썼다. 바다의 어부들이 살기 위해서 추운 날씨와 사나운 파도와 싸운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자연과의 끊임없는 투쟁이다.
둘째는 인간끼리의 싸움이다. 빅토르 위고는 이것을 그리기 위해 ‘93년’이라는 작품을 썼다. 개인 간 생존경쟁에서 부터 나라 간 전쟁, 민족 간 싸움, 공산 세력과 자유 세력과의 투쟁에 이르기 까지 인간 세계에는 많은 싸움이 있다.
셋째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빅토르 위고는 이 싸움을 그리기 위하여 유명한 ‘레미 제라블’을 썼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혀진 이 명작은 장발장이라는 한 인간의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선한 자아와 악한 자아의 내적 투쟁의 기록이다.
7세기 영성가 클리마쿠스는 “우리 마음은 선과 악의 싸움판”이라 했다. ‘열세 살 키라’라는 책에서는 “우리 마음속에는 도움꾼과 방해꾼 두 가지 존재가 함께 살고 있다. 방해꾼은 늘 ‘포기해, 의미 없는 일이야’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도움꾼은 언제나 포기하지 말라고 우리를 격려하지”라고 했다.
이처럼 우리 마음 속에는 항상 두 자아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용감한 나와 비겁한 나’, ‘커다란 나와 조그만 나’, ‘너그러운 나와 옹졸한 나’, ‘부지런한 나와 게으른 나’, ‘의로운 나와 불의의 나’, ‘참된 나와 거짓된 나’ 이러한 두 가지 자아가 우리 마음속에서 항상 싸움을 하고 있다. 내가 나하고 싸우는 싸움, 이것은 인간의 자랑이요 영광인 동시에 고뇌와 비극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 싸움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위대하다. 철학자 플라톤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 최대의 승리는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