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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주민 중심의 따뜻한 ‘청어람 공동체’
주민자치로 편익 높이고 소통 활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3/18 10:04 수정 2014.03.18 10:04




아파트에서 ‘공동체’라는 단어는  낯설다. 오늘 우리는 바쁜 일상탓에 과거처럼 이웃과 살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어색하기만 하다.

하지만 주민 스스로 책임과 역할을 가지고 마을을 위한 편의시설 만들기에 동참하고, 입주민 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새로운 아파트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이 있다. 바로 남부동에 있는 ‘청어람 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주민 ‘삶의 질’ 높이기에 공감
문고ㆍ헬스장 등 편익시설 다양


청어람 아파트 주민의 자랑거리를 말해 달라 하면 가장 먼저 ‘새마을문고’를 꼽는다. 2006년 4월 개관한 새마을문고(관장 곽정남)는 시립도서관과 연계한 마을 내 작은도서관으로 주민들이 언제든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청어람 주민이 아니더라도 책을 빌려 갈 수 있도록 한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또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작은도서관 문화 프로그램 도우미 등 다양한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입주자대표회의 표병호 회장은 “새마을문고는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공간이 아니라 언제든지 찾아와 내 이웃을 만날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이 되는 곳”이라며 “거기다 주민의 자원봉사까지 더해져 양산 내에서 운영이 잘 되기로 손꼽히는 작은도서관”이라고 자랑했다.

최근에는 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문고에 이어 또 하나 자랑이 생겼다. 바로 헬스장이다. 지난 5일 문을 연 청어람헬스장은 1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지만 양산시 도움 없이 순전히 주민들의 힘으로 이뤄냈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아파트에서 열리는 장터와 재활용품 판매로 얻은 수익기금으로 헬스장을 조성한 것이다.

표 회장은 “외부 지원없이 순전히 우리 주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 헬스장에 갖는 애정과 반응이 뜨겁다”며 “24종의 운동기구와 요가실을 갖춘 헬스장은 하루에도 130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하는 보물 같은 공간”이라며 자랑을 감추지 않았다.

청어람 아파트 수영장도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인기가 높다. 여름이면 아이들은 수영장을 매일같이 찾는다. 주민들은 단지 내에 200㎡ 규모의 야외 어린이 수영장이 있어 주민들은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아파트에서 여름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수영장 역시 주민의 손길이 빠지지 않는다. 부녀회원들이 안전요원으로 활동하며 어린이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질 좋은 물건 싸게 파는 아파트장터
인근 아파트에도 알려져 ‘인기’


신도시에 있는 청어람 아파트지만 대형 마트에 가기도, 그렇다고 전통 시장에 가기도 애매한 위치다.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어 간단한 장을 보기 위해 꽤 먼 거리를 걸어 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 장터에 대한 요구가 생겼다.

이런 여론에 따라 매주 수요일이면 아파트 단지에서는 작은 시장이 열린다. 과일부터 국거리, 반찬, 옷, 화분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주민을 기다리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리는 장터는 저녁 시간대인 오후 5~6시면 주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든다. 싼 가격에 다양하고 질 좋은 물건을 파는 상인 덕에 청어람 장터는 이웃 아파트에까지 소문이 났다.
 
인근 주공 7단지 아파트에 사는 신복순(63) 씨는 “청어람 장터에 좋은 물건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장터를 찾았다”며 “평소 남부시장을 이용하는데 걸어가기에는 멀고 차를 이용하기에는 가까워서 애매했는데, 가까운 곳에서 좋은 물건을 파니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터가 처음부터 원활하게 운영된 것은 아니다. 업체 선정 과정에서 주민의 다양한 요구와 업체와 아파트 간 수익배분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겼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의 조정 끝에 지금은 주민들의 큰 지지를 받으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카페ㆍ입주자대표회의로 소통 ‘활발’
주민들, 양산 대표 공동체 자부심
  


청어람 아파트는 입주가 시작되면서부터 주민 간 소통을 위해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 소통의 장인 청어람 카페는 청어람 생활, 쉼터, 장터, 동호회, 자치운영 등의 게시판을 두고 주민들이 정을 나누며 동행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다른 소통의 장은 입주자대표회의다. 주민자치를 실천하는 청어람 아파트에 없어서는 안 될 곳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회장단을 비롯해 통장, 부녀회, 청년회 등이 모여 아파트에 부족한 점을 논의해 최고의 해답을 얻으려고 한다. 회의에서 나온 제안은 주민들에게 다양한 설문조사와 대화를 통해 찬반 동의를 구한 뒤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자치’의 의미를 충실히 실천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임원은 주민이 직접 투표를 해 뽑은 사람으로 구성한다. 나아가 주민들이 뽑은 대표는 라인별로 별도 반상회를 구성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표회의에 건의해 문제를 해결한다.

또 올해부터는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 청년회, 통장 등 간의 분기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투명하고 민주화된 제도로 운영되는 청어람 공동체인지라 주민들은 “내가 사는 이곳이 양산을 대표하는 공동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늘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대표 일꾼들과 아파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이웃들, 나날이 좋아지는 주거환경 등 청어람아파트는 풀뿌리 공동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말처럼 청어람 아파트 주민들은 날이 갈수록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 청어람 아파트의 내일을 기대하는 이유는 이웃집 사람 얼굴조차 모르는 냉정한 세태에서 서로 하나가 되는 따뜻한 공동체로 날마다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민석 인턴기자
cms8924@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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