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던 꽃샘 추위가 물러서고 새 계절의 기운이 감돌면서 봄나물 세상이 왔다. 향긋한 내음과 신선함으로 식탁 위를 장식하는 봄나물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큼하다. ⓒ
하지만 최근 반갑지 않은 ‘봄나물 주의보’ 소식이 들린다. 봄나물의 자연독성을 관리하지 못할 경우 도리어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10년 간 자연독성으로 인한 식중독 환자가 320여명이며, 3월에 자주 발생한다고 식약청이 밝혔다.
얼었던 땅을 뚫고 솟아오른 생명력을 가진 봄나물, 과연 어떻게 손질하고 먹어야 안전하고 좋은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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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정보 :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해 안구 건조증을 예방하며 뇌의 활동을 활성화시켜 치매 예방에도 좋다. 간 기능도 향상시키고,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도 좋다. 단, 성질이 차가워 소화 기관이 약하고 몸이 찬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4월 중순이 가장 맛있다.
고르는 법 : 초록색이 짙으며, 벌레 먹거나 시든 잎은 없는지 확인한다.
손질법 : 흐르는 물에 3회 정도 씻은 뒤에 먹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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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정보 :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 순환을 도와줘 피가 온몸으로 흐르게 한다. 성질이 따뜻해 장에 좋고 여성에게 좋다. 비타민C와 엽록소가 풍부해 감기 예방에 좋고 각종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단, 길가에 자라는 쑥은 중금속에 노출된 경우가 많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고르는 법 : 줄기가 가늘고 부드러운 것, 초록색이 진하면서 잎의 뒷면이 은빛이 나는 것을 고르면 좋다.
손질법 : 삶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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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정보 : 채소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다. 칼슘, 철분, 비타민A 등이 풍부해 봄나물 중 춘곤증 해소에 가장 좋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또한, 소화제로 쓰일 만큼 위나 장에도 좋다. 단, 몸에 열이 많은 사람과는 기운이 잘 맞지 않는다. 2월이 제철이다.
고르는 법 : 뿌리가 지나치게 굵지 않고 잎이 짙은 녹색을 띠며 향이 진한 것을 고른다.
손질법 : 뿌리와 잎 사이사이에 흙이 많이 껴 있으므로 손질 할 때 담가 흙을 깨끗하게 씻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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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정보 : 빈혈, 변비, 소변 불통 등에 좋으며 특히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해 정서 불안이나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나물이다. 비타민이 풍부해 춘곤증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육류와 함께 먹으면 서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줘 궁합이 잘 맞다.
고르는 법 : 연두색을 띠면서 봉우리가 오므라진 것을 고른다.
손질법 : 자랄수록 독성이 강해져 어린 순만 섭취해야 하며 끓는 물에 데친 뒤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후 조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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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정보 : ‘산나물의 왕’. 칼륨과 비타민 C, 아미노산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어린 잎은 특유의 향미가 있어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으면 뚝 떨어졌던 입맛이 어느새 되살아난다.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환절기마다 감기, 기관지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좋다.
고르는 법 : 취나물은 잎과 줄기에 솜털이 선명하며 줄기에 붉은색이 감돌고, 특유의 향이 진한 것을 고르자.
손질법 : 깨끗이 씻어 소금물에 데쳐서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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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정보 : 일명 ‘나물의 왕자’라 불린다.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 회복에 좋다.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이 많아 마음을 편하게 하고 불안, 초조감을 없애준다. 당뇨병, 고혈압에 좋고 이뇨 작용이 있으며 위의 기능을 왕성하게 해 꾸준히 먹으면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
고르는 법 : 두릅은 경기와 충청도가 주산지로 2월부터 6월까지 올라오는 어린 순을 한 뿌리 당 20번 정도 수확하는데, 첫 수확한 두릅이 맛과 향이 가장 진하다. 신선한 두릅일수록 줄기에 연한 가시가 있으며, 줄기가 너무 굵지 않고 싹이 뭉퉁한 것이 맛이 좋다.
손질법 : 고유의 독성이 있어 안전하게 먹으려면 끊는 물에 데쳐서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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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정보 : 마늘과 성질이 비슷해 몸을 따뜻하게 하며 기를 보충하는 작용을 한다. 식욕을 돋우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소화를 돕는다. 기침 감기나 기관지염에도 좋으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취하게 해 불면증 치료에도 좋다. 손발이 차 냉한 체질인 사람에게는 좋지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하도록 하자
고르는 법 : 알뿌리가 굵고 잔뿌리가 적은 것, 밑의 하얀 부위가 짧고 잎과 줄기의 색이 선명하며 만졌을 때 부드러우면서 촉촉한 것을 고르자.
손질법 : 잎을 정리하고 뿌리 쪽의 껍질을 제거한 후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은 뒤 먹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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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된장국도 약선요리예요”
봄나물 어떻게 먹어야 건강에 좋을까. 바로 약선 요리이다. 사람들은 약선요리하면 거창하고 대단할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약선요리 연구가이자 동원과학기술대 외래교수인 조선지 교수는 약선요리는 거창한 음식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단지, 몸의 균형을 잡아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란다.
“약선은 약이 되는 음식이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것은 아니에요. 예를 들면 봄에는 냉이와 달래 등을 활용한 음식을 많이 먹는데, 이게 약선이에요. 봄나물은 여러 가지 효능과 더불어 쓴맛과 신맛 등을 가지고 있어요. 봄나물은 여러가지 효능과 더불어 쓴맛과 신맛 등을 가지고 있어 봄철 입맛을 살리기에도 제격이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봄나물이라도 내 체질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된다.
“TV에서 소개되는 음식들이 몸에 좋다고 무조건 먹으면 탈이 날 수가 있어요. 차가운 성질인지, 따뜻한 성질인지 잘 따져 가며 내 몸에 맞는 것을 먹어야 해요. 또 하우스 재배가 발달해 제철 재료가 없어지다시피 했는데, 아이들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제철이 아닌 음식들을 먹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제철기간을 15일로 보는데, 그동안 3번만 챙겨 먹으면 다른 보약은 필요 없어요”
조 교수는 봄나물 가운데 으뜸으로 두릅을 추천한다.
“두릅은 봄에만 먹을 수 있고 영양소도 많아요. 두릅에는 땅두릅, 참두릅 두 종류가 있는데. 참두릅은 산이 많은 사람에게 좋아서 위궤양 예방도 되고 지혈, 저혈압, 대장염, 당뇨 등에 효과도 있어요. 한방 용어로 독활이라 불리는 땅두릅은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도 잘되고 관절, 신경통, 요통 등에도 좋아요. 특히, 아토피 같은 피부염에도 효과가 있어요”
그러나 표면의 까칠한 식감과 두릅 특유의 향과 모양 때문에 아이들에게 먹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약선요리가 필요하다. 두릅으로 튀김, 꼬치, 동그랑땡 등을 만들면 아이들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튀김은 일반 튀김처럼 해도 되지만 잘 못하면 탈 수가 있어요. 그래서 불 조절을 잘해야 하고 소고기와 돌돌 말아 튀겨 먹으면 그것도 별미죠. 또 파프리카 등 다른 채소들과 함께 알록달록 꼬치를 해서 아이들에게 주면 보기도 좋고 영양 만점이에요.
마지막으로 고기와 다른 재료들을 함께 다져 동그랑땡처럼 만들어도 되고 탕수육처럼 소스를 만들어 부어 먹어도 아이들이 잘 먹어요”
최민석 인턴기자 cms8924@ysnews.co.kr
자문_조선지 약선요리 연구가, 동원과학기술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