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정치

6.4 지방선거 특집-여성
‘여성’ 아닌 ‘가족’ 위한 정책 필요해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4/05/06 13:09 수정 2014.05.06 02:57
양산사람들이 희망하는 양산

- 여성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 보육과 교육 그리고 경제력은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사회구성원 모두의 문제임을 인정해야 한다.
 
여성 유권자들은 여성을 둘러싼 삶의 조건들을 하나하나 바꾸어 갈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이제는 진짜 아이 키우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고 외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양산이 아이 키우고 살기 좋은 도시인가?


장주형  대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양면을 다 가지고 있다. 우선 복잡하지 않고 자연환경이 비교적 풍족하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문화ㆍ교육시설이 부족하다는점은 사실 큰 약점이다.

안타까운 것은 국민체육센터나 시립도서관, 양산타워, 주민편익시설 등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실제 활용도가 적다. 이유는 첫째 불편한 교통편 때문에 접근성이 낮고 둘째는 시설을 활용할 좋은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허은  양산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환경보다 자연환경에 중점을 둔 육아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좋다. 양산은 봄이 되면 매화와 벚꽃, 유채꽃 등 화려한 꽃잔치를 즐길 수 있지만 부모는 아이에게 “와~ 꽃이다~”하고 보여주는 것이 고작이다.

꽃을 통해 자연을 생각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양산 8경이나 10경에 상주하는 문화해설가나 숲해설가를 둬 양산 어디든 아이를 데려가면 양산의 자연환경과 문화에 대해 배우고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강향복  아이를 키우는 데 힘든 점 가운데 하나가 교통 문제다. 아이러니 하게도 양산에서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교통편은 많다. 그리고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양산시내를 경유할 때는 노선 찾기가 너무 힘들다. 예를 들어 북정동에서 양산부산대병원을 한 번에 갈 수가 없다.

양산신도시에서 반드시 한 번 환승을 해야 한다. 또 양산에서 국민체육센터를 가는 것보다 부산에 있는 금정체육공원을 가는 것이 훨씬 편하다. BIS(교통정보시스템)의 잦은 고장도 문제다. 


장주형  결혼 후 직장생활에서 자신감을 잃고 목소리도 작아진 게 사실이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출산 후 더욱 그렇게 되더라. 이런 현실을 견디지 못하면 흔히 말하는 경력단절 여성이 되는 것이다.
 
‘시간선택제도’가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에게 오전 1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오후 1시간도 마찬가지다. 육아를 병행하면서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시간선택제도를 활성화시켜줬으면 한다.


리샤오나  ‘다문화아이’라고 들어봤나? 한 학교에서 교사가 다문화가정 자녀를 이름이 아닌 “어이~ 다문화아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심지어 지원이 필요 없는 데도 학교에서 물품이나 지원금을 주는 경우도 있다.

단지 다문화가정 자녀라는 이유 때문이다. 교육을 하는 학교에서 조차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이렇게 가지고 있으니 한국에 온지 10년이 지난 나 역시 리샤오나가 아닌 다문화여성일 뿐이다. 다문화는 한국문화가 있어야 다문화가 된다. 우리에게 한국여성도 다문화여성이다.

그런데 다문화라는 말을 특정 국가 여성을 지칭하고 업신여기는데 쓰이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우리도 이름이 있고 사회적 직책이 있다. ‘차별’과 ‘편견’이 담긴 ‘다문화’라는 말 이제 그만 할 때도 됐다. 

▶양산의 여성정책이나 각종 양산시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경은  ‘여성친화도시’ 참 우스운 말이다. 여성이 배려를 바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성전용주차공간은 여성을 무시하고 역으로 남성을 차별시키는 정책이다.
 
상식적인 차원에서 남녀평등을 원한다. 얼마 전 친구가 양산에 있는 한 회사에 비서로 취업을 했는데 계약서에 ‘임신 시 자동 퇴사’라는 조항이 있었다고 한다. 이게 차별이다. 그런 의미에서 양산시가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성인지예산을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주형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사례가 백조다리 아닌가. 양산시민이라면 한 번쯤은 100억원을 들여 만든 백조다리를 보며 욕을 했을 거다. 제발 필요한데 예산을 썼으면 좋겠다.

양산신도시 주인은 송전탑이라는 말이 나온다. 신도시에 지중화 사업이 안되니 다른 지역에서 온 젊은 부부들이 “양산은 역시 시골, 촌동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주택단지는 살기 좋게, 공업단지는 일하기 좋게 만드는 데 예산을 써 달라.


허은  양산에서 봉사활동이나 사회단체활동을 오래 하다보면 ‘무슨 무슨 위원’이라는 직책을 꼭 하나씩은 얻는다. 나 역시도 아동위원회, 보육정책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활동을 했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양산지역에 위원회가 97개가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위원회에 나가는 예산도 엄청날 것이라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는 일이 중복되는 위원회를 일원화하고 예산 낭비를 막았으면 한다.


리샤오나  일반시민들은 ‘다문화정책, 다문화지원’ 등의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다문화가정은 상당히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2010년까지 똑같이 보육료를 내고 어린이집을 다녔다. 2011년부터 다문화보육료가 나왔는데, 알고보니 그 때부터 만 5세라면 다 혜택을 줬다.

결국 무상보육인데 다문화가정 자녀라고 해서 다문화보육료라는 이름을 붙여 지원해 줄 필요가 있는가. 중복되는 한글교실, 김장담그기 행사 등을 일원화시키고 흩어져 있는 다문화지원 예산을 진짜 어려운 다문화가정을 위해 써줬으면 좋겠다.


강향복  사회단체에서 늘 하는 얘기가 주는 예산을 다 써야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예산이 줄어든단다. 연말에 파헤쳐지는 도로가 이 때문이라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상식이 돼 버렸다.

예산을 심의하는 의회에서 일하는 의원들이 각성했으면 하는 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필요한 데 예산을 쓰고, 필요 없으면 삭감하자. 그리고 내년에 또 필요하면 다시 주자. 그게 그렇게 어렵나?


▶여성정치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여성정치인에게 바라는 점은?


한경은  양산에서 일하는 정치인이 너무 부족하다. 지난 선거도 비례대표를 제외하고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여성정치인은 단 한 명이었다. 정치입문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여성만을 위해 일하겠다’는 여성중심적인 사고로 선거를 치른다면 같은 여성들에게도 반감을 살 수 있다. 양산시민을 위해 그리고 지역구 주민 모두를 위한 공약과 정책으로 선거를 치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보다 더 많은 여성정치인이 탄생했으면 한다.


허은  여성정치인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섬세함이 있다. 그리고 여성의 역할과 생각 등을 이해하는 정도도 남성정치인과 다르다. 그 역시 전문성이다.

적어도 여성이라면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육아정책을 만드는 ‘탁상공론’은 하지 않을 것 아닌가. 경험해 보지 않고 아파해 보지 않고 만들 수 없는 것이 육아정책이다. 현실에 맞는 보육과 교육정책을 세워 달라.


장주형  여성정치 참여는 물론 지역정치에 대한 관심 역시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만 이뤄질 수 있다. 양산은 잠시 거쳐가는 도시라고 생각한다면 선거든 여성정치인이든 관심 밖일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매년 양산은 변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변화에 젊은 세대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시간이 지날수록 양산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외지인들이 늘어날 것이다. 여성정치 참여는 그때가 되면 봇물을 이루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양산시에 바라는 점은?


강향복  양산부산대병원이 양산지역 병원의 전부가 아니다. 생명이 위급한 상황뿐 아니라 아플 때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하다. 야간과 주말 응급실이 많이 부족하다.
 
특히 어린이응급실 부활이 시급한 문제다. 과거 일반 소아과에서 야간응급실을 운영해 왔는데 양산부산대병원 어린이병원이 개원한 후 문을 닫아 버렸다. 준종합병원 형태의 병원이 개원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의 지원과 독려가 필요하다.


리샤오나  안타깝게도 다문화가정은 부부의 나이차이가 크다. 때문에 앞으로 10~15년 후 가족의 생계부양은 다문화여성이 책임져야 한다. 이 시기는 자녀가 중ㆍ고교생으로 교육비 등 상당한 경제력이 필요하다.

결혼이주여성의 한국 적응을 위한 초기지원은 다양하지만, 이후 가정을 이끌고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방법은 전무한 상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문화가정 지원방안을 모색해 달라.


허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발달로 다양한 육아정보가 넘쳐난다. 하지만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지금 나한테 꼭 맞는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육아종합지원센터’가 필요하다.
가까이 진주에도 개설돼 있다. 지역에서의 다양한 육아정보는 물론 상담과 교육이 이뤄지고 육아체험관과 육아카페 등 각종 육아시설과 장남감 대여 등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양산도 하루빨리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세워져야 한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