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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옥 양산시인협회 회원 2007년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신인문학상 수상 2008년 대한문인협회 향토문학상 수상 2009년 창작문학예술인 금상 수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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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꼭 다문 입술 열고 방긋 웃는 목련이
엄니의 단아한 미소를 닮았습니다
순백의 고운 옷자락처럼
살포시 휘날리는 꽃잎이
한여름 곱게 차려입으셨던
모시옷을 생각나게 합니다
언 땅이 녹아내리는 질척한 땅을 비집고
초록의 미소를 피워내는 작은 풀잎은
엄니의 슬픈 날을 기억하는
이 가슴을 아리게 하는군요
엄니
들녘에 종다리 부산하게 봄을 노래하는데
엄니가 계시는 그곳에도 봄은 오나요
앞집 장독가 매화나무 꽃이 피고
뒷골 자갈밭에 잡풀이 돋아났어요
움트는 가지마다 생기가 있고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에 따스함이 있어
겉옷을 벗어도 춥지 않은 것이 완연한 봄입니다
엄니
세월 속에 묻혀버린 추억이 꽃처럼 피어나는데
엄니가 계시는 그 곳에도 봄은 오나요
바람은 늘 그 바람처럼 스쳐 가고
햇살은 늘 한결같이 따스한데
엄니에 대한 그리움만은 더욱 진해지는군요
장날에 김이 나는 국밥을 보면
허기진 배를 조여 맸던 엄니의 배고픔이 생각납니다
엄니
풍부한 결실을 맺기 위한 힘찬 도약의 시작이거늘
엄니가 계시는 그곳에도 봄은 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