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경남교육감 선거가 최근 진주외고 학생사망 사건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고영진 현 교육감에 맞서 초대 직선교육감 출신인 권정호 후보(71)의 리터매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남지역신문협의회(회장 우인섭, 주간함양 대표이사)는 지난 26일 2강 1약 구도로 치닫고 있는 경남교육감 선거에서 고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겨루고 있는 권 후보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권 후보는 출마 동기와 경력, 쟁점, 공약 등에 대해 자신감에 찬 포부를 밝히고 경남교육이 확 달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출마예상자로 거명되지 않았는데, 어떤 동기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나?
출마는 후배들의 몫이라고 생각하며 고성 농장에서 감나무농사를 짓고 있는데, 경남 교육원로들과 예ㆍ체능계 인사, 학부모 등 5천여명이 연이어 출마독촉 기자회견을 열고 농장에 찾아와 출마를 권유했다. 출마를 강권하는 데는 부당 인사개입 문제와 3년 연속 청렴도 추락, 현장 맞춤형 행정의 부재, 실효성 없는 전시ㆍ낭비행정, 학업성적 하락 등에서 경남교육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 인물로 지목했기 때문이었다.
▶초대 직선교육감을 지냈다. 교육계에 몸담은 경력은?
2007년 말, 초대 도민 직선교육감을 맡아 2년 6개월 간 재직하고 낙향했다. 앞서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사와 진주교육대학 교수, 총장 등 45년 6개월간 한평생 교육현장에서 지냈다. ‘남명학연구원’ 이사장을 5년간 맡기도 했다.
▶초대 교육감에 재직하면서 일군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교육감 재직 시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조사에서 ‘내부청렴도 대한민국 1위’(2009년)를 기록한 것이 보람 있는 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전국 최초로 초ㆍ중학교 무상급식제도를 도입한 것과 전국 최초로 ‘기숙형 공립대안학교 태봉고등학교’를 설립해 입시경쟁 늪에 빠진 학생들의 진로를 개척한 일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이밖에 최하위권에 놓인 경남지역 학생들의 학력을 높여 초등학생 기초학력을 전국 6위(2010년)로 올리고, 전국 2위의 학력 향상도를 높여 학습능률을 키웠다. 이를 통해 하면 된다는 확신을 했다.
▶선거 중반에 접어든 현시점에서 가장 큰 쟁점은 무엇인가?
예상했던 대로 현직 교육감 관권선거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불법 관권선거가 인사부조리 등 부패 연결고리가 될 것이 우려되며, 더욱이 학생들의 본이 돼야 할 교육기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또한 헌법 제31조에 ‘교육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후보 스스로 정당과 정파,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려는 것이 문제다. 신성해야 할 교육을 정치판 구도로 몰아서 득표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교육이 학생과 교사 중심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 과격한 진보와 짝퉁 보수의 정치세력화를 꾀하고, 나아가 멀쩡한 후보를 ‘전교조’로 몰아 표를 잠식하려는 흑색선전도 이젠 버려야 할 구시대적 산물이다.
▶진주외고 학교폭력 사망사고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지난 24일 진주외고 폭력사고로 사망한 고 류상현 학생 어머니 김영희 씨가 저의 네이버 밴드를 방문해 “나 같은 어미가 나오지 않게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두 명의 학생이 연달아 죽고 또 숱한 폭력사고가 이 학교에서 발생했는데도 마냥 덮어놓고 무한 방치한 것과 학생이 사망한 후에 보여준 이사장과 도교육청의 태도가 문제가 아니겠나? 또한 특수목적고가 아님에도 진주외국어고등학교란 교명으로 학생들을 모집한 것도 오해의 소지를 남겼다.
▶경남교육감으로 당선되면 어떤 교육정책을 펼칠 계획인지 다섯 가지로 요약해 달라.
첫째 공약은 2014년 취임 즉시 부패방지 종합대책을 수립해 인사비리, 급식비리, 사업비리 등을 근절해 경남교육의 청렴도를 전국 1위로 회복하는 것이다. 둘째, 대안학교 육성책으로, 서부와 중부, 동부경남 지역별 2개교씩 중ㆍ고등학교를 추가 운영하되 농ㆍ산ㆍ어촌 소규모 학교를 대안학교로 육성하며, 사립학교에도 동등한 기회를 부여해 공ㆍ사립 간 경쟁과 협력의 토대를 구축할 것이다. 셋째, 초등학교부터 ‘폭력예방 인권교육’을 강화하되 ‘학교 배심원제’로 교사, 학부모, 학생이 사회적 해결을 추구하며, ‘학부모 상담’을 강화해 학교와 가정이 항상 소통하고 협력하도록 하는 한편 사회봉사단체와 협약을 통해 ‘학교안전지도관’을 운영할 것이다. 넷째, 고액중증질병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고액질병 복지보험’으로 무상교육에 이어 모든 학생에게 ‘고액질병 복지보험’을 지원해 의료복지의 새 지평을 열겠다. 다섯째는 ‘경남교육협의회’로 이념 대결보다 화해의 새 시대를 여는 것이다. 교원단체와 교원노조, 학부모단체, 교육단체, 시민사회단체, 직능단체 등으로 ‘경남교육협의회’를 구성해 참여와 소통의 행정을 실현하는 것이다.
한편, 권 후보는 마산중앙중과 마산상고를 거쳐 진주교육대 국어과를 졸업했다. 1966년 중등교사 자격고시검정에 합격했으며, 경남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진주교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으며, 2007년 도민 직선으로 뽑은 초대 경남도 교육감에 당선돼 4년간 경남교육을 이끌었다.
교육공로자표창(대한교원연합회장)과 황조근정훈장(국가상훈위원장)을 받았으며, 저서로는 ‘대학국어’(학문사, 1994)와 ‘문학의 이론’(홍익출판사, 1997), ‘이효석문학연구’(월인, 2003), ‘언어와 문화’(두남, 200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