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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자식 때문에 울고 웃고…..
오피니언

[빛과 소금] 자식 때문에 울고 웃고…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6/10 09:59 수정 2014.06.10 10:01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이번 6.4 지방선거는 자식 때문에 울고 웃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장에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이 미개’라는 글을 써 구설에 올랐던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아들의 발언 때문에 선거 내내 비난을 면치 못하다 결국 낙선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초반 선두를 달리던 고승덕 후보가 낙선하고, 3위에 머물던 조희연 후보가 당선했다. 고 후보는 선거운동 막판에 전처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이 ‘자녀 버린 내 아버지, 교육감 자격 없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린 뒤 지지율이 급락했다. 고 후보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딸과의 카카오톡을 공개하는 등 해명에 나섰지만 여론은 이미 싸늘했다.

반면 조 후보는 아들이 인터넷에 올린 ‘아버지는 양복도 없다’는 글이 네티즌의 입소문을 타고 퍼지며 판세를 뒤집었다. 조 후보 아들은 “20년 넘게 아버지를 가까이에서 지켜온 바로는 교육감이 돼 부정을 저지르거나 사사로이 돈을 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개표 후 각 후보 캠프마다 ‘자식 때문에’라는 환호와 탄식이 흘러나왔다. 결국 자식이 대신 치른 선거, 승자는 ‘자식 뜻대로’라는 말이 돌았다.

위대한 독립 운동가로 손꼽히는 백범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의 성장 배경에서 손꼽는 공통점은 부모가 자녀에게 애국 교육을 철저히 했다는 것이다. 특히 조마리아 여사는 안중근의 어머니이자 독립 운동가이다. 조 여사가 아들 안중근 의사에게 쓴 편지 중 감동적인 사연이 우리 마음을 적시고 있다.

“장한 아들 보아라. 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하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한 사람 것이 아닌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대의를 위해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아마도 이 편지는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네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잘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재회하길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이렇듯 조 여사는 1910년 2월 14일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아들 안중근 의사에게 ‘살려고 몸부림치는 인상을 남기지 말고 의연히 목숨을 버려라’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을 선고받은 뒤 조 여사는 편지와 함께 명주 수의를 보냈고, 안 의사는 1910년 3월 26일 그 수의를 입은 채 형 집행을 당하고 만다.
 
자식의 죽음을 앞두고, 자식에게 대한의 남아답게 용감히 죽음을 맞으라고 사형대의 수의를 지어주며 편지를 쓰는 어머니가 세상에 과연 몇이나 될까? 조마리아 여사는 무엇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그렇게 강한 어머니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진정으로 아들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의 아들이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살아가기를 바랐던 것이 아닐까?

지도층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앞으로 자녀에게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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