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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양산시민의 절묘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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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양산시민의 절묘한 선택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6/10 10:05 수정 2014.06.10 10:05



 
↑↑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시의회에 야당 의원
대거 진출시킨 표심은
나 시장 신임하면서도
견제와 감시 속에서
합리적인 시정 꾸리라는
엄중하고 절묘한 선택


민선 6기를 담당할 지역 일꾼을 뽑는 6.4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관심을 모았던 시장 선거에서는 현직 나동연 시장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해 새정치민주연합 김일권 후보를 상당한 격차로 따돌리고 연임에 성공했다.

도의원 선거에서도 세 선거구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이변없이 안정된 득표를 기록하며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시의원 선거에서는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4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비례대표 의원까지 모두 5명을 시의회에 진출시키는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시의회 의원은 말 그대로 시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시민의 대리인이다. 전국적으로 기초의회 기능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함으로써 정치개혁 논의에서 폐지까지 거론되기도 했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예산 집행을 감시하고 도시 발전 정책을 검증하는 시의회 역할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

특히 우리 양산의 경우 다양한 분야에서 시정을 감시할 시민단체가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시의회의 임무는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다섯 번의 시의회가 시민 기대에 부응했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런 점은 원 구성의 정당 분포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제5대 시의회는 개원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8명,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1명, 무소속 5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무소속 의원 대부분이 사실상 한나라당 성향이었고 실제로 나중에 한 사람을 빼고는 모두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2명에 불과했다.

시정에 대한 견제 강도가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제5대 의회 전반기 의장에 김종대 의원이 선출되면서 나동연 시장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기에 의장이 바뀌면서 상황도 바뀌고 말았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보면 시의원 선거에서 양산시민이 얼마나 고심의 선택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 전통적인 보수 여당 강세지역에서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최근들어 야당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6개 선거구에서 모두 1명씩 현역 의원이 낙선했다. 시민이 지난 시의회 활동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결과다. 새누리당 박정문, 최영호, 이용식(나중에 탈당), 황윤영 의원과 통합진보당 심경숙(역시 나중에 탈당), 무소속 서진부 의원이 그들이다.

당선자 통계로 보면 6개 선거구에 모두 14명의 후보를 낸 새누리당에서는 6명의 후보가 낙선했다. 그 자리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4명, 무소속이 2명 진출하게 됐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는다 해서 100% 당선이 보장되지 않는 이유는 지난호 칼럼에서도 언급했듯 중선거구제도의 효과이기도 하다.

한 정당에서 다수 후보를 냈을 때 표가 적절하게 분산되지 않는 한 모두 당선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비단 그런 현상으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무소속과 야당의 경쟁에서 야당이 승리했다는 사실은 시민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보여준 결과였다고 볼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올해 처음으로 대부분 시의원 선거구에 공천자를 냈다. 상대적으로 도시화가 뒤처진 상ㆍ하북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개 선거구에서 모두 후보를 등록시켜 그 가운데 4명이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당선률 80%의 대약진이었다.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37.45%를 득표해 1명을 당선시킨 새정치민주연합은 모두 5명의 시의원을 의회에 진출시켰다.

이로써 제6대 시의회는 새누리당 9명, 새정치민주연합 5명, 무소속 2명 등 모두 16명의 의원으로 새로 출범하게 됐다. 무소속 2명도 과거 정치 성향으로 볼 때 새누리당에 가까운 인물로 볼 수 있지만, 박말태, 이종희 당선자 모두 공천 탈락의 아픔을 경험했던 터라 무조건 새누리당의 협력자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활동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겠다.

어찌 됐든 16명 중 9명은 과반수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예전만큼 일방적인 힘의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정 독주에 대한 견제를 바라는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새로 의회에 진출한 야당 의원 활동 여하에 따라서 나동연 시장의 시정 추진에 얼마나 제동이 걸릴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양산 유권자는 나동연 시장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긴 했지만 잘못 꾸려가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참으로 절묘한 선택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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