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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시] 쌍둥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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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 쌍둥이 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6/17 09:27 수정 2014.06.17 09:26



 
↑↑ 정경남
삽량문학회 회장
양산시인협회 회원
 
밤 까다 쌍둥이 밤을 본다
칼끝으로 떼어 내려다, 아뜩한 것
손끝에 잡혀 그만 멈추고 만다
쌍둥이로 태어난 어머니 형제 밤
평생 한 몸처럼 사시고
반쪽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결코 풀지 않았던 그 한 몸
몇 해 전 이모님 세상 떠나시고
지상에 남은 반쪽의 몸으로
어머니 굽은 등 더욱 굽어지며
해마다 햇밤을 땅에 묻으셨다
겨울 지나 이듬해 이월, 이모님 제삿날
땅속 묵은 밤 꺼내 성긴 눈발 맞으시며
밤길 더듬어 가시던 어머니
한 쪽이 빈 외톨밤
못 견디게 살닿고 싶은 그곳
어머니 조용히 따라 가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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