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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수요일 아침, 학교 버스를 타고 등교한 아이들은 교실에 책가방을 벗어놓고 곧 운동장 울타리 쪽에 모였다.
강창대 교무부장은 “요즘 아이들은 흙을 더럽다 생각하고 멀리하려고 하는데 모심기를 하면서 흙이 바로 생명의 바탕이라는 사실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을 이끌고 인근 논으로 향했다.
맨발로 논에 첫 발을 들여놓을 때 아이들은 흙이 주는 이물감 때문에 당황스러워하고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익숙해졌다. 학생들과 교사, 교직원, 학부모까지 모두 함께 논에 들어가 모를 던지고 못줄에 맞춰 모를 심었다. 모두들 줄을 맞춰 바닥을 향해 허리를 수그린 자세이기 때문인지, 자연 앞에 한없이 겸손해져야한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절반가량 모를 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참시간이 됐다. 아이들은 논두렁을 지나 운동장 팽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가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랫도리가 온통 흙으로 범벅이 된 개구쟁이 남자아이들이 외친다. “너무 힘들어요”,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한 마디씩 한다.
이종락 교장은 “사실은 자연에서 배우는 공부가 가장 큰 공부”라며 “자연과 더불어 살맛나는 교육을 지향하는 화제초는 벌써 가을에 아이들과 추수할 생각에 한껏 들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