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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사, 전문가ㆍ기자 간담회
내원사(주지 진성 스님)가 지난 1일 천성산 복원 방안을 주제로 천성산 정상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환경운동가 지율 스님, 산림생태학 이병천 박사를 비롯해 불교신문과 방송 관련 기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진성 스님은 “천성산 제1봉 일대 내원사 땅에 1961년부터 공군부대가 주둔했고 2003년 12월 부대가 떠난 이후 내원사는 자연생태 복구를 거듭 요청해 왔다”며 “그런데 최근 이 일대에 양산시가 해맞이 공원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양산시가 좋은 산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차량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산 정상을 개발하는 계획은 자연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성산 제1봉 일대는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그동안 개발이 제한됐다. 하지만 2003년 공군부대 철수 이후 개발계획이 봇물을 이뤘고, 2006년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서 본격적으로 해맞이 공원 사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군사보호구역 해제되면서 개발
양산시는 2006년 ‘천성산 복원을 위한 생태공원 조성’이라는 기본 계획안에 따라 천성산 정상부에 전망대와 휴게소 설치, 산책공원 조성, 산림도로확장 등의 개발로 천성산을 전국적인 해맞이 관광명소로 만들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양산과 울산지역 환경단체들의 반발과 양산시의회 예산 삭감 조치, 매설 지뢰의 위험성 등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후 양산시는 경남도 ‘모자이크 사업’의 일환으로 ‘천성산 치유ㆍ생명단지 조성사업’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고안해 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비즈니스모델로 발전이 불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탈락했고, 양산시는 지뢰제거 작업과 등산로 개설 등의 사업만 진행해 왔다.
그러다 올해 또다시 해맞이 공원 조성 추진계획 카드를 들고 나왔다. 8억원의 예산을 들여 천성산 정상부 환경을 정비하고 지형복원사업 등을 진행한 후 본격적으로 공원조성을 추진하겠다는 것. 이를 위한 실시설계용역이 이달 중순 께 완료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천성산 정상부를 둘러본 지율 스님과 이병천 박사는 “저층 습지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산 정상에 거대 습지가 조성된 경우는 흔치 않다”며 “화엄벌 곳곳에 습지 흔적이 아직 남아있어 자연복구한다면 남사르습지로 지정된 무제치늪보다 더 가치 있는 습지가 될 것 같다”는 소견을 밝혔다.
“습지 가치 높아… 복원해야”
이에 대해 양산시는 “공원조성 사업이 천성산을 훼손하는 사업이 아니다. 지형복원은 물론 자생수목 식재 등을 통해 산림생태를 복원하는 사업이며, 이마저도 내원사 땅은 제외됐다”며 “단지 1월 1일 하루 해맞이 행사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시설계용역이 완료되는 데로 내원사를 찾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원사는 “내원사 사유지이기 때문에 내 땅을 지키겠다는 이기심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천성산을 보다 더 아름답게 가꾸고 지킬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모색해 가자는 것”이라며 “생태라는 것이 경계선을 그어 개발한다고 주위 자연환경이 보전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