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빛과소금] 처칠과 플레밍의 아름다운 우정..
오피니언

[빛과소금] 처칠과 플레밍의 아름다운 우정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7/08 10:11 수정 2014.07.08 10:10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어린 시절 함께 자란 절친한 친구를 죽마고우(竹馬故友)라 하고, 물과 고기와 같이 인연이 깊은 사이를 수어지교(水魚之交)라 하고, 무쇠와 돌처럼 단단한 친구 사이를 금석지교(金石之交)라 한다. 서로 뜻이 통해 편안한 사이를 막역지교(莫逆之交)라 하고, 죽음을 함께할 정도로 목숨을 걸고 맺은 친구를 문경지우(刎頸之友)라 하고, 뭘해도 허물없이 받아들여지는 사이를 관포지교(管鮑之交)라 한다.

그중 관포지교는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시대에 관중과 포숙의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관중은 “내가 예전에 곤궁할 때 포숙과 함께 장사한 적이 있었는데 이익을 나눌 때 내가 더 많이 차지하곤 했다. 그럼에도 포숙이 나를 탐욕스럽다고 여기지 않은 것은 내가 가난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내가 포숙을 대신해 어떤 일을 벌이다가 실패해 그를 더욱 곤궁하게 했건만, 포숙이 나를 어리석다고 여기지 않은 것은 시운이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공자 규가 왕위를 놓고 다투다가 패하자, 소홀(召忽)은 죽고 나는 붙잡혀 굴욕을 당했을 때에도 포숙이 나를 수치도 모르는 자라고 여기지 않은 것은 내가 사소한 일에는 수치를 느끼지 않으나 천하에 공명을 날리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준 것은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주는 것은 포숙이다”(生我者父母 知我者鮑子也, 생아자부모 지아자포숙아)라 말했다. 이것이 고사 성어 ‘관포지교’의 유래다.

영국의 유명한 군인이며 정치가인 윈스턴 처칠 수상에 관한 일화다. 처칠이 어렸을 때 런던에 있는 템스 강가에서 수영하다가 깊은 물에 빠진 적이 있었다. 허우적거리며 “사람 살려요, 사람 살려요”라고 소리를 쳤지만 구해 줄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어떤 청년이 지나가다가 뛰어들어 처칠을 구했다.

이것을 안 처칠의 할아버지가 청년에게 “은혜를 보답하고자 하니 당신 소원이 있으면 말해 보세요”라고 하자 청년은 “선생님, 저는 의학 공부를 하는 것이 소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가 의과대학을 졸업하기까지 학비를 대줬다. 그 청년이 바로 알렉산더 플레밍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항상 연구실에서 실험해 여러 가지 약을 발명했다. 그중에서 유명한 것은 지금도 많이 알려진 페니실린 주사약이다. 플레밍은 이 약을 성공해 노벨 의학상을 타기도 했다. 그 후 세계 2차대전 때 처칠 장군이 아프리카 전쟁에서 큰 병에 걸렸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플레밍 박사는 직접 비행기를 타고 아프리카로 건너가 페니실린으로 그의 병을 고쳤다. 처칠과 플레밍은 서로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서로 도와주고 은혜를 갚으며 아름다운 우정을 키웠다.

아무튼 죽마고우든, 수어지교든, 금석지교든, 막역지교든, 문경지우든, 관포지교든, 관중과 포숙 같은, 처칠과 플레밍과 같은 우정이 필요한 시대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