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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독자 詩] 휴대폰의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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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詩] 휴대폰의 고통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7/15 10:08 수정 2014.07.15 10:07



 
↑↑ 조상연
물금읍
 
지하철을 탔다
빈자리가 있어 몸을 앉히고
시선은 앞으로 봤지만
마주보는 사람과 눈은 마주치지 않아
어색함은 없다
닭의 주둥이로 무언가 쉴 새 없이 쪼아댄다
두 다리로 땅을 헤집고 파고들어 그가 찾는
목표물을 물어 올리겠지.
두 날개로 나의 몸을 쭉쭉 늘렸다가
앞으로 쭉 잡아당기기도 한다
때로는 내 몸통은 미열이 일어나고 허기가 져
신호를 보내지만 마지막 눈금 한 줄 마저
삼키고야 생명줄은 접속된다
그럴 땐 비 맞은 암탉처럼 축 늘어진다
짧게 마감되는 휴대폰의 일대기는
허무하게 던져진다
마지막 가는 길에 아쉬움과 감사함은
뒤로한 채 버려진 축제장엔
영웅보다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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