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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프랑스 지역신문을 가다
발행부수 전국 1위 '우에스트 프랑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7/15 11:05 수정 2014.07.29 11:19
53개 지역 78만부 발행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사무소는 지역신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프랑스 지역신문 문화콘텐츠를 알아보는 디플로마를 실시했다.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지역신문 언론인 10명은 프랑스 현지 취재를 했다. 프랑스 지역신문은 어떤 콘텐츠로 독자와 소통하고 있으며 실상은 어떤지를 취재했다.

[글 싣는 순서]

① 우에스트 프랑스

② 수드 우에스트

③ 르 파리지앵

④ 기자 교육센터


프랑스는 1789년 인권선언에 이어 1881년부터 언론 자유에 관한 혁명정신을 이어받아 정부가 다양한 언론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혁명기간 동안 신문 운송 지원을 시작으로 1947년에는 언론지원기구 SJTP가 만들어졌다. 2000년 DDM이 설립됐으며 2007년에는 DGMIC로 확대ㆍ개편하면서 언론지원제도가 완성됐다.

그러나 이처럼 오래된 언론 지원정책과 높은 시민의식에도 미디어 환경 변화, 독자 감소, 새로운 미디어 출현으로 프랑스 언론도 한국 언론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소수의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 다양한 정보 유통이 건강한 언론시장을 형성하는 토대’라는 인식으로 언론의 책임과 의무, 기능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에스트 프랑스(Ouest- France)

우에스트 프랑스는(이하 우에스트) 프랑스 서부권을 거점으로 발행하는 지역신문이다.
평균 발행 부수가 78만부에 달해 프랑스에서 전국지, 지방지, 경제지, 스포츠 신문 등을 통틀어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신문으로 인터넷 사이트에도 월 1천800명이 접속하는 신문사이다.

1974년에 창간됐으며 인원 증가와 윤전인쇄시설 확장으로 사옥에서 4km 거리에 새 사옥을 지었다. 현재 574명의 기자(저널리스트)가 근무하고 있으며, 직원은 모두 1천600명이다.

↑↑ 78만부를 발행하는 우에스트 프랑스
|지역판과 잡지 발행

우에스트는 크게 브르타뉴(Bretagne), 노르망디(Normandie), 페이 드라 루아르 (Pays de la Loire) 세 광역단위 지역에서 발행되고 있다. 이 3개 지역에 53개 소도시가 있는데 각 지역에 맞춰 매일 53가지의 편집본으로 발행하고 있다.

맨 앞면, 맨 뒷면을 제외한 지면은 53개 지역별 뉴스를 싣고 있어 지면이 각양각색이다. 이처럼 지역을 중시하면서도 민주주의 가치 실현과 사형제도 반대 등 진보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우에스트다.

우에스트는 크게 두 가지 잡지를 발행한다. 문화를 다루는 ‘AGENDA’지와 경제기사를 다루는 ‘Diver Cite’지를 발행하고 있다. 두 잡지 모두 무료이며 도시마다 잡지 내용을 다르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월드컵 특집과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을 기념한 단행본을 펴냈다. 이 단행본은 100여명의 기자들이 참전 용사 인터뷰, 관련 사진을 찾아내고 전쟁의 폐해 등 노르망디 상륙작전 전반 심층 취재물을 담았다. 이런 단행본은 연간 300만부 정도 판매된다.

우에스트는 유료 주간지 75개를 발행한다. 요트 등 특정 주제로 전문 월간지도 발행하고 있으며 3개 지역 7천개 판매처(키오스크ㆍ매점 등)에서 독자와 만나고 있다. 이 가운데 ‘부알리에’(voilier)라는 배 전문잡지의 경우 가격이 3~5 유로 선으로 잡지 두께나 내용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많은 사람이 사보게 한다.


|문화지면 중시


우에스트 문화 전담 기자는 8명에 불과하다. 문화부 기자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500여명의 지역 기자들이 각 지역에서 문화정보를 다루면서 본사 문화부와 긴밀하게 협조하는 시스템이라 지면이 늘 풍성하다. 

예로, 일렉트로닉 음악에 조예가 깊은 한 기자는 일하는 시간의 90%는 지역 선거 등을 다루고, 10%는 음반 기획사의 CD를 받는다던지 다양한 음악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협조하는 기자가 100명이므로 다양한 문화정보가 실린다.

지역 기자들은 중앙 문화소식은 배제하고 철저히 지역 문화 정보를 찾아 내 기사화 한다. 또한 지역 문화정보 가운데 널리 알리고 싶은 소식은 본지에도 싣는다.

이 신문에서 문화면 비중은 15~20% 정도다. 유명인 인터뷰 등을 포함하면 30% 가량이다. 재미와 오락을 넘어 대중의 문화수준을 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엘리트문화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서민에서부터 대학교수까지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게 쓴다.

↑↑ 프랑스는 신문을 직접 사서 보는 시민이 많아 곳곳에 가판대가 설치 돼 있다.
|지역축제에 재능 기부 태블릿 매거진 발행


프랑스 서부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가 1년에 300여 차례 진행된다. 프랑스에서도 중요하고 굵직한 문화 행사들이 주로 이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우에스트가 주최하는 문화행사는 없지만 각 행사 주관처와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하며 성공한 행사가 되도록 돕는다. 특히 큰 페스티벌이 열리면 다큐멘터리 형식의 잡지를 발간한다. 신문에 끼워서 판매하는 잡지는 축제가 갖는 의의와 역사, 전문가 의견, 축제 내용을 심도 있게 보도한다.

이처럼 페스티벌에 협력하지만 행사를 통해 신문 구독이나 수익 창출에 치중하지는 않고 재능기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에스트는 지역 내 유명한 수도원을 주제로 디지털 태블릿 매거진을 발행했다. 신문에서 지금까지 수도원과 그 지역에 대해 쓴 기사를 종합하고 체계화해 디지털화한 것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디지털 태블릿, 뉴미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또한 지역 유명한 관광지인 몽생미셸에 관한 소책자도 발행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단행본의 경우 노르망디 담당 100여명의 기자들이 인터뷰, 사진, 정보 등을 맡았다고 한다.

↑↑ 르프랑 편집국장
르프랑 편집국장은 “과거에는 신문 기조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정보 양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 정보를 설명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 뉴스의 경우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정보를 접하는 사람의 이해도는 떨어지는 정보홍수시대에 살고 있다며 우에스트 프랑스는 한 정보라도 독자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쉽고 자세한 기사를 지향하고 있다.  


한관호 기자 ohan1210@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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