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주민편익시설(양산타워 옆) 2층에 양산 최초이자 전국 최초로 영어놀이터가 생겼다. 우연히 알게 돼 바로 전화해서 다음날 예약하고 어린이집 조퇴까지 해가며 딸과 방문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작아 조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호기심 가득한 7세, 우리 딸은 새로운 환경에 잠시 주춤하더니 10분 적응시간을 거치고 완전히 자기 세상처럼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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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인형과 채소, 과일에 달려 있는 바코드를 준비된 2대의 컴퓨터 앞 빨간 불빛에 갖다 올려두면 영어로 그 사물을 읽어주고 화면에 사진이 나온다. 이건 신기하다. 엄마 발음과는 완전 다른 본토발음. ‘좋네!’라고 느꼈지만 스피커 소리도 작은 데다가 한쪽에선 다른 아이들이 소리치며 노는 소리에 묻혀서 안 들린다. 영어놀이터 전체 스피커로 들리는 영어동요 노랫소리에도 묻혀서 도통 안 들린다. 이점이 너무너무 아쉬웠다.
아쉬운 점은 여기까지. 좋은 점은 실버자원봉사 할머니 두분께서 계속 아이들을 봐주셨다. 아이들이 어질러 놓은 교구를 정리해주시고 사진 포즈도 이렇게 해서 이 각도에서 찍으면 잘 나온다고 가르쳐 주시고 안전에 대해서도 신경 써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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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자리에서 영어 선생님의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영어책을 재미나게 읽어준다. 그제야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온 엄마들이 ‘이래서 영어 놀이터구나!’하며 웃는다.
그렇게 1시간 반을 땀범벅으로 놀다 보니 오늘 하루도 저물고 말았다. 우리 딸 웃으며 수줍게 고백한다. “엄마 있잖아요, 오늘 하루 참 좋았어요!” 빈아 너 그거 아니? 네가 그렇게 말할 때면 이 엄마 가슴에 감동과 감사의 눈물이 흐른다는 걸. 아이가 매일 신나고, 즐겁고 재미있다면 뭘 더 바라겠어? 즐겁고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