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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남을 배려하는 인성 교육 절실하다..
오피니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남을 배려하는 인성 교육 절실하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8/12 09:42 수정 2014.08.12 09:41



 
↑↑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군대 내 사병 구타 사망 사건
가혹행위의 엽기 수준 놀랍다
인성교육 부재가 낳은 결과니
해결책은 가정과 학교에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도덕심이
강건해야 나라가 선다


육군 전방 사단에서 선임병 집단 폭행으로 숨진 윤모 일병 사건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고 있다. 쓰나미 현상에 버금가는 군 내 엽기적인 가혹 행위가 연일 드러나면서 군인가족은 물론 입대를 앞둔 적령기 자식을 둔 부모도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후진국 군대에서나 있을 법한 비인간적인 후임병 괴롭히기 사례는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수준으로 입에 담기도 힘든 지경이다. 학교폭력 서클의 대명사인 일진이 신입회원 군기잡기 수준을 넘어서 조직폭력단체의 신고식에서 나올 법한 비인간적인 가혹행위가 군대 내무반에서 자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윤 일병 사건을 계기로 다양한 현실 진단과 함께 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주목할 것은 ‘교육의 역할론’이다.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윤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서 학교 인성교육과 인권교육 강화를 포함한 근본적인 방지책을 주문한 데 이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교육당국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과연 우리나라 교육이 ‘사람을 만드는’ 인성교육의 관점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글쎄요’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겉치레로 치러지고 있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학교만 비난받아야 하는 걸까. 가정이나 사회의 책임은 없는가.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얹고 돌아본다면 그 답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내 가정 내 자식만을 위하는 지독한 이기주의에 매몰돼 왔다. 핵가족시대의 멍에라지만 가정에서는 학교로, 학교는 가정에 그 책임을 전가하면서 세월을 보내는 동안 우리 아이의 인성교육은 무시되고 천대받아 왔다. 그 결과 어릴 때부터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터득하지 못한 채 인성이 부족한 인격체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우리 사회는 심각한 인성 부재 현상을 맞고 있다. 자기만 편하다면 타인이 불편한 것 쯤은 개의치 않는다. 조그만 자기방심이 주변을 오염시켜도 모른 채 한다. 기초질서 준수를 못난 행동으로 치부하는 소영웅 심리가 공중도덕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그 예는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양산의 도시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양산역과 이마트 주변 도로는 왕복 4~6차선으로 조성됐지만 불법주정차로 인해 2개 차선 이상은 하루종일 막혀 있다. 그럼에도 교통당국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 상가 경제활동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인지 모르지만 한산한 외곽도로에서의 주정차 단속에 비하면 느슨한 편이라 운전자들이 개의치 않고 있다.

건축 또는 토목공사 현장을 지나다 보면 인도나 차도에 공공연히 자재를 쌓아두거나 공사용 차량으로 인해 소통에 방해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행자가 불만을 터뜨려도 눈 하나 깜빡 않는다. 시에 민원을 넣어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라고 오히려 깐깐하게 굴어 시민이 무안해진다. 일본 대도시에 가면 대형 건물을 짓고 있는 현장에서도 보행자가 불편을 느끼는 일은 전혀 없다. 건축부지 경계에 차단막을 치고는 현장 내에서 완벽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은 타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대로에 연한 횟집을 지나노라면, 심심찮게 수족관을 청소하거나 생선을 처리한 물을 하수구에 그대로 버리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재활용처리장에서는 하루종일 냉장고나 세탁기 등 중고 가전제품을 인도에 내놓고 세제를 이용해 씻어내고 있다. 그 물은 당연히 빗물을 모으는 맨홀로 흘러들어간다. 그렇다고 시에서 단속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이 모두 ‘나만 편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만연해서다.

세계인이 부러워 할 단기간의 경제성장에 반비례해서 우리 국민의 도덕­­ 해이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는 지도층의 도덕불감증이요, 둘째는 교육의 부재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은 이 경우 딱 들어맞는다. 존경할 만한 사회지도자가 보이지 않고 본받을 만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쉽게 돈 번 자들이 그 연줄을 독차지하고 있으니 폐해가 만만치 않다.

유일한 해결책은 교육이다. 가정 교육과 학교 교육, 어른의 교육인데 그동안 모두 잊고 있었던 분야라 새로 세우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기초를 세워갈 일이다. 먼저 나부터 남을 배려하는 심성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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