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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사진작가 삽량문학회 편집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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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진 하늘이 박자를 맞추면
멸치에겐 허공도 축복이다
갈매기는 먹잇감 쫓아 분주하고
흥얼거리는 노랫말로
어부는 노동을 잊는다
그물은 언제나
아버지의 무게로 휘청거리지만
만선의 닻이 항구에 머물면
바닷가는 온통 은빛 비늘이다
어둠과 빛이 뒤섞여
혼신의 힘으로 지켜온 공간
얼어붙은 바다에 몸이 묶일 때
즐거운 어부들의 비명 들리고
예고 없이 하늘 열리는 소리에
무심한 별들만 쏟아져 내렸지
하늘은 눈망울조차 청명했다
우리는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소주 한 잔으로 달아오른 마음들에게
연탄불에서 이리저리 뒤척였지
그럭저럭 몸은 다 풀어져
흔적도 없이 흐르다가
낯선 바다에서 잠이 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