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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기다림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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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기다림의 지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9/02 09:38 수정 2014.09.02 09:37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하워드 위트만(Howard Whitman)이 쓴 글 ‘기다림’에서 ‘생은 기다리는 시간으로 이뤄져 있다. 어린아이는 자전거 탈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청소년은 그가 차를 운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의학도는 의사 면허증을 취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부부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때를 알고 때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다. 지혜란 때를 분별하는 것이다. 때는 철을 의미한다. 철은 계절(季節)을 의미한다.

사람이 철들었다는 것은 자연의 계절을 알고 인생의 계절을 알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이 철들었다는 것은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 사리를 분별하는 힘은 바로 인생의 계절을 아는 데서 오는 것이다. 인생의 사계절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사계절을 아는 사람은 전체를 볼 줄 아는 사람이다. 사계절을 아는 사람은 인생 전체의 흐름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근시안적인 안목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사람이다.

만사에는 때가 있다. 인생에는 형통할 때가 있고 실패할 때가 있다. 승리의 때가 있고 패배의 때가 있다. 건강할 때가 있고 병약할 때가 있다. 항상 밝은 날만 있을 수는 없다. 때로는 어두운 날도, 슬픈 날도 있다. 때로는 눈물 흘리는 날과 나약함 때문에 흐느끼는 날도 있다.

인생에는 밀물의 때가 있고 썰물의 때가 있다. 밀물과 썰물의 때를 아는 사람은 밀물의 때를 만났다고 지나치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곧 썰물의 때가 올 줄 알기 때문이다. 또 썰물의 때가 왔다고 낙심하지 않는다. 멀지 않은 날 밀물의 때가 올 줄 알기 때문이다. 기다리면 반드시 밀물의 때가 온다. 밀물의 때는 노력함으로써 오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으로써 찾아온다.

용혜원 시인이 쓴 ‘기다림’이란 시가 있다.

‘우리네 가슴은 일생을 두고 기다림에 설레는 것, 기다릴 이유가 있다는 것, 기다릴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행복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무언가를 바라보며 기다린다는 것은 소망이요 행복이다. 그것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설레게 한다. 그 설렘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행복을 노래하며 살 수 있다. 그 설렘이 있기에 우리는 고난 가운데서도 기쁨의 춤을 출 수 있다. 미국 시인이자 사상가인 에머슨(Emerson)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사람이 영웅이 되는 것은 타인보다 용감해서가 아니라 타인보다 10분 더 오래 기다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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