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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간특집 2]원전 사고와 그 실상
원전 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09/02 09:54 수정 2014.09.02 09:58






고리원전 2호기는 지난달 25일 폭우 때 빗물이 취수건물에 스며들자 원전가동을 멈췄다. 단순히 빗물 정도에 원전 가동이 중단된 것이다. 이처럼 원전은 그동안 수없이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켜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 이에 본지는 창간11주년을 맞아 양산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고리원전을 취재했다.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박종권 공동의장이 자문하고 자료를 제공했다. <편집자 주>

↑↑ 전국에 세워진 원자력발전소 현황.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300여명의 생명을 잃었다. 전 국민을 경악시킨 이 사고 원인은 안전불감증이란 게 중론이다.

양산시민은 불과 25km 거리에 수명이 다한 고리원전을 두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경주시 월성 1호기도 수명이 다한 원전이다. 고리 1호기는 10년을 연장 가동하고 있는데 또다시 재연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월성 1호기 또한 연장 가동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사고 피해는 어떤 대형 사고에 비교할 바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금 당장 모든 원전을 폐쇄해도 이미 발생한 고준위 핵폐기물을 최소 10만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해야 위험성이 제거된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10만년 동안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데 그 심각성이 크다. 인명 사상뿐만 아니라 방사능으로 인해 갑상선 암, 백혈병 등 암과 선천성 기형, 사산, 유산을 일으키는 유전병과 심장병 등 피해가 헤아릴 수 없이 발생한다.

특히, 여성과 아이들이 방사능에 취약하다. 1세 미만 아이는 30세 성인에 비해 방사능에 약 20배 더 민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17기, 일본은 16기 원자로를 폐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수명이 다한 원전 연장 가동은 물론 원전 건립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후쿠시마 사고 후 의미심장한 지적을 했다. 위원회는 “후쿠시마 사고 전 방사능 방재대책의 가장 큰 허점은 대형사고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 책”이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원전 사고를 되짚어 보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세계를 놀라게 했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가 된 도시 모습이다.
원자력 사고 등급

국제 원자력 기구가 정한 원자력 사고 척도로 제일 낮은 0부터 제일 높은 7까지 나뉜다. 등급 0은 평상시 상태다. 등급 1은 문제 또는 사고가 생겼을 때를 말한다. 등급 2는 심각하게 조사하고 조치해야 할 상태며, 등급 3은 중대한 이상이 생긴 사고로 시설 가동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다.

등급 4는 원전 시설에 위험을 주는 사고로 약간의 방사능이 누출돼 인명이 상한 경우다. 등급 5는 원전 주변 사람들을 피신시켜야 하는 상황. 미국의 스리마일, 영국 윈드스케일 원전사고가 여기에 해당된다. 등급 6은 큰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대량 누출돼 사고 지점에서 신속하게 대피하지 않으면 사망할 정도의 사고다. 옛 소련 키시팀 사고가 여기 포함된다.

등급 7은 가장 심각한 사고에 매긴다. 광범위한 지역에 방사능 물질이 누출된 재앙이다. 체르노빌 사고가 유일했는데 최근 후쿠시마 사고도 7등급이 매겨졌다.

세계 곳곳의 원전 사고

영국 윈드스케일  1957년 10월에 일어난 사고로 원전사고 5등급이다. 열감지기 고장으로 이틀 동안 원자로가 불타 굴뚝으로 방사성물질이 누출됐다. 세슘 누출로 33명이 사망했다. 영국 정부는 30년간 세부사항을 기밀로 해왔다. 200여명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으며 1천명 정도가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도 원전 해체작업 중인데 경비가 2조원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스리마일  1979년 3월에 발생한 5등급 사고다. 수리원 실수로 보조급수기가 작동을 못 해 16일만에 5번째 방호벽에서 멈춘 사고다. 어린이와 임산부가 급히 대피했으며 10만여명 탈출 소동이 일어났다. 8km 이내 학교는 폐쇄됐다. 이 사고로 인한 스리마일 섬 주민 암 사망율이 미국 평균의 6배로 나타났다. 승인 중이던 129개 원전이 취소됐으며 31년간 원전 건설을 중단했다.  

체르노빌 원전  세계 최악의 사고다. 1986년 4월 26일 일어난 7등급 사고다. 원전이 정지하는 상태를 실험하던 중 비상노심 냉각장치를 끄고 진행하다 난 사고다. 증기폭발이 일어나 원자로 콘크리트 천장이 날아갔고 방사성 물질이 공중으로 흘러나갔다. 9일 만에 화재를 진화한 이 사고로 56명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이 피폭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알렉세이 야브로코프 박사는 사망자 수가 훨씬 많은 것으로 주장했다. 수백만 어린이가 질병을 앓고 기형아로 태어났다. 발전소가 있던 주변 지역은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사고로 후쿠시마 원전이 불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7등급 사고다. 32만명이 아직 대피 중이며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수습 비용을 270조원으로, 일본 정부는 400조원으로 추정했다. 원전 1기를 건설하는데 2~3조원이 드는 것에 견줘보면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전 국토의 70%가 오염된 것으로 보이며 원전 50기 모두 가동을 중단했다. 도쿄 전력은 쓰나미가 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쓰나미가 닥치기 전 지진으로 원자로 배관이 이미 파열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2년 전부터 전문가들이 지진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지만 도쿄 전력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세계 곳곳에 세워진 원전 또는 방사능과 관계된 크고 작은 사고가 수없이 많았다. 고리 1호기만 하더라도 가동 후 모두 127회나 문제를 일으켰다고 한다. 흔히,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원전도 사람이 만들었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한관호 기자 hohan1210@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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