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농지보다 높게 만든 배수로 탓 ‘물난리’ ..
사회

농지보다 높게 만든 배수로 탓 ‘물난리’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4/09/16 08:59 수정 2014.09.16 08:57
원동 농경지리모델링 현장, 문제 계속돼




양산지역은 화제ㆍ명언ㆍ외화ㆍ용당ㆍ원리 등 모두 5개 사업지에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했다. 4대강 살리기 연계사업으로 시행한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은 낙동강 준설토를 활용해 농지를 하천보다 높여 침수를 예방하고 농사에 필요한 농로와 수로를 개설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양산지역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착공과 동시에 표토층 유실, 폐기물 섞인 흙 반입에 이어 준공 연기, 돌밭 논란 등 공사 내내 부실시공을 지적받았다. 준공 후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농민들은 농사를 못 짓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번에는 수로가 문제다.

농경지리모델링 용당지구 15만㎡
최근 폭우로 비닐하우스 다 잠겨


갑작스런 국지성 폭우가 쏟아진 지난 3일, 농경지리모델링 용당지구 비닐하우스가 빗물에 잠겼다. 이날 강수량은 고작 26mm. 농지가 잠기기에는 턱없이 적은 양이지만, 용당지구 일대 비닐하우스 대부분이 잠겨 버렸다.

원인은 배수로에 있었다. 농지보다 높게 만들어진 배수로 때문에 빗물이 빠져나가기는커녕 오히려 배수로에서 빗물이 역류했다. 농민들은 저마다 펌프기로 물을 빼냈지만 역부족이다. 유독 비가 많이 온 올해 여름 하우스 농사를 다 망쳤다며 농민들은 울상을 지었다.

딸기하우스 농사를 짓는 김영돈 씨는 지난달부터 일주일에 한 번꼴로 계속된 폭우로 인해 하우스가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여름수박 농사를 망친 것은 물론 딸기 묘종도 물에 잠겨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김 씨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4월부터 수로를 정비해 달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결국은 이런 물난리로 농사를 다 망쳤다”며 “지난해 여름에는 비가 많이 안와 스스로 해결하고 말았는데, 올해는 도저히 못 참겠다”고 말했다.

경사 없는 농수로, 용수공급도 어려워
“배수로ㆍ농수로 하자 여부 확인해야”


용당지구는 지난 2010년 6월부터 농경지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2012년 5월 준공했다. 면적은 15만㎡로 대부분 하우스 딸기를 생산했던 농가에서 준공 후 하우스 농사를 재개했다. 과거 당도가 높아 입소문이 난 ‘용당딸기’의 명성을 되찾는가 했지만 농민들은 배수로 문제로 딸기 농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 중이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김해양산지사는 “수로는 논농사를 지을 수 있는 형태로 애초 설계대로 시공해 하자가 없다고 판명이 났기 때문에 하자보수를 할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하며 “하지만 농민들의 요구대로 배수로 높이를 30cm 낮추는 방법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양산시와 함께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육안으로 볼 때 농지보다 현저히 높은 배수로를 두고 문제가 없다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배수로가 설계대로 시공됐다면 농지에 성토해야 하는 높이만큼 흙을 가져오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장점검을 한 김효진 시의원(새누리, 물금ㆍ원동ㆍ강서)는 “농업용수를 대는 농수로도 문제다. 농지보다 높게 설계해야 할 농수로가 수평으로 설치해 용수가 흐르지 못하고 그대로 고여 있다. 심지어 구간 구간에 물이끼까지 끼어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며 “수로 설계 하자 여부를 양산시 차원에서 다시 확인한 후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