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이 필수인 시대이지만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결혼이주여성에게 학과, 기능, 도로주행 등 시험과목은 높은 벽이다. 그래서 경찰이 나섰다. 외국인 운전면허 교실을 열어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운전면허 취득의 높은 벽에 도전할 수 있게 지원했다.
양산경찰서(서장 박이갑) 정보보안과에서 마련한 ‘2014년 하반기 외국인 운전면허 교실’에 결혼이주여성 73명이 모였다. 8월 한 달 간 휴일반과 평일반 등 3개반을 운영한 것. 2012년 시작한 운전면허 교실이지만 올해 유독 수강생이 많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운전면허학원에 위탁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경찰서 직원이 직접 강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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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 참여한 이재클린(42, 필리핀) 씨는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강의를 다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선생님이 직접 몸으로 동작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면서 끝까지 이해시켜주려고 해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단순히 강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학과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지난달 26, 28일 두 차례에 걸쳐 운전면허시험장으로 가는 단체 차량을 지원했다. 단체 면허시험장 협조를 받아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ㆍ중국어ㆍ베트남어ㆍ필리핀어ㆍ인니어 등 10개 국어로 응시 가능하도록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업에 참여한 결혼이주여성 42명이 학과시험에 응시해 40명이 합격했다. 역대 최다 합격률이다.
성인제 경사는 “양산지역은 매년 다문화가정이 증가해 올해 1천144세대에 이른다. 국제결혼을 한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응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외국인 운전면허교실을 진행하고 있다”며 “또한 친숙한 강의를 통해 경찰에 거리감을 두었던 외국인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치안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